[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주범' 중 하나로 꼽혔던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이 최근 유럽 은행권 불안의 한 원인이 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CDS가 글로벌 금융의 위험요소로 재부상했다.
안드레아 엔리아 유럽중앙은행(ECB) 감독위원회 의장은 지난주 유럽 금융권 혼란과 관련해 "매우 불투명하고 얄팍하며 비유동적인" CDS 같은 시장이 아직 존재한다면서 국제 금융당국이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고 외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보도에 따르면 엔리아 의장은 이런 시장에서는 불과 수백만 유로만으로도 주요 은행의 CDS 프리미엄을 움직이고 주가도 흔들 수 있으며 심지어 예금인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독일 도이체방크의 주가 급락은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투자자들이 얼마나 쉽게 겁먹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유럽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 심리가 퍼지면서 도이체방크 5년물 회사채의 CDS 프리미엄은 2주 전 0.85%(85bps)에서 지난주 2%(200bps)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는 규제 당국이 CDS 시장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것이 시장을 금지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만드는 것보다 효율적일 것이라며 CDS 거래를 모두 중앙 청산결제 시스템으로 집중시키는 것과 같은 조치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CDS의 거래가 한산한 편이지만 실질적인 위험보다는 위험하다는 심리에 따른 지난주 사태와 같이 적은 거래만으로도 시장 불안을 야기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33조 달러(약 4경2900조원)에 달했던 CDS 시장 규모는 현재 3조8000억 달러(약 4940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황으로, 2008년과 같은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