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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속 KT 주총…사외이사 후보 3인 사퇴, '비상체제'
'혼란' 속 KT 주총…사외이사 후보 3인 사퇴, '비상체제'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3.03.3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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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이사 1명 남은 비상체제...맥 빠진 KT 주총에선 주주들, 경영 혼란 책임 추궁 이어져

박종욱 대표 직무대행 “지배구조 개선으로 정상화 추진”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거대 통신기업인 지도부 집단 공백으로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게 됐다. 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자 사퇴에 이어 사외이사 후보 3인도 동반 사퇴하면서 대표이사를 선임할 차기 이사회 구성조차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31일 열린 KT 주주총회는 맥이 빠진 가운데 KT 경영상 혼란을 비판하는 주주들의 거센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KT는 이날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1기 정기 주총을 열고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총 4개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에 앞서 KT 사외이사 재선임에 도전한 후보 3인이 주총을 앞두고 동반 사퇴했다KT는 현직 사외이사인 강충구 고려대 교수(KT 이사회 의장), 여은정 중앙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는 사외이사 후보에서 모두 사퇴하기로 주총 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서울시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주총에서 이들 사외이사 후보 3인에 대한 재선임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강충구·여은정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도 폐기됐다.

이들의 사퇴 결정에는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 10.12%)의 의결권 행사 방침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국민연금은 전날 오후 늦게 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나머지 두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냈다. 표 사외이사의 경우 "중요 거래 관계에 있는 회사에 최근 5년 이내 재직한 임직원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지분 7.79%)도 표 이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그의 재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대와 2대 주주의 지분은 약 18%에 불과하지만, 다른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이보다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표 이사 재선임 안건 통과가 어렵게 되자 그와 함께 3년간 이사회를 꾸려온 강충구·여은정 이사도 후보 자격에서 동반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재선임을 노리던 이들 사외이사 후보 3인의 사퇴로 KT 이사회에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출신인 김용헌 사외이사만 남게 됐다.

다만 KT는 사외이사 정족수가 3인 이상이어야 하는 상법 규정에 따라 차기 이사회가 구성되기까지 사외이사 후보에서 사퇴한 3인에게 대행 자격(일시 이사)으로 당분간 김용헌 이사와 함께 이사회 의사 결정에 참여하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사 정족수가 모자랄 경우 임기 만료 또는 사임한 이사가 신규 선임 이사의 취임 때까지 이사의 권리와 의무를 보유하도록 한 상법 제386조에 근거한 조치다.

이렇게 되면 KT는 이사회 구성을 위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및 선임, 대표이사 후보 추천 및 선임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KT는 이 절차가 약 5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파악한다.

주총을 주재한 박종욱 KT 대표 직무대행(현 KT 경영기획부문장)은 잇따른 이사진의 후보직 사퇴로 어수선해진 상황에서도 미래 전략을 강조했다.

박 대행은 "주주들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새로운 지배구조를 세우고 정상경영 상태로 되돌아가도록 전 직원이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각 분야 1등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도 필요하다"고 했다.

차기 KT 대표 선임 시기에 대해선 이미 밝힌 바와 같이 5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박 대행은 "새 대표 선임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며 "최대한 단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KT 자기주식에 대해서는 임직원 보상 등의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처분 및 소각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일련의 사태를 성토하는 주주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주총에 참석한 한 KT 주주는 박종욱 대행의 자격을 두고 의문을 던졌다. "박 대행이 과연 주주총회 의장 대표 자격이 있는가"라며 "양심이 있다면 그만둘 텐데 얼굴 들고 나왔다"고 했다. 경영진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검찰에 불려가 조사받고 있는데 감사 제대로 한 거냐"며 "주주와 조합원들은 KT 대표로서 범죄 경력이 전혀 없는 자를 원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구현모 연임 프로젝트에 가담했던 모든 임원진들 전부 사퇴하고 조사받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차기 KT 대표는 통신 공공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KT 조합원에 대한 노동인권 감수성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수차례 안건과 관련된 질의만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주주들의 발언을 막을 수 없었다.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지금 박종옥 대표님께서 얘기하신 게 와닿지 않는다"며 "전 국민 관심사인 KT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보면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민영화된 사기업에 정치권에서 감놔라 배추놔라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권 카르텔에 대해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상화가 시급하지만 정치권의 외압으로 이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권 카르텔을 걷어내는데 낙하산이 대안이냐"며 "이석채 전 회장같은 사람이 KT에 와서 회사를 말아먹게 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한편 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5조65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901억원을 달성했다. 제41기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배당금은 주당 1960원으로 확정됐고 오는 4월27일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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