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거래 유인 상승에 채권 자금은 18.1억달러 순유입…원·달러 환율 변동성↑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외국인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조 원 이상을 회수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달러를 빌리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중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17억3000만달러 순유출됐다.
3월 말 원·달러 환율(1301.9원)을 기준으로 약 2조2523억원 규모다.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자금은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으나 6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미국 SVB 파산, 유럽 크레디트스위스(CS) 구제금융 지원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반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자금은 18억1000만달러(약 2조3564억원) 순유입됐다.
지난해 12월(-27억3000만달러), 올해 1월(-52억9000만달러), 2월(-5억2000만달러) 등 3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다가 4개월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차익거래 유인 확대 등으로 일부 기관의 채권매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은 8000만달러 순유입으로 집계됐다. 한국 증권시장으로 들어온 자금이 빠져나간 자금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43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2월(42)보다 1bp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 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상승한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기조 완화 기대감,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3월말 기준 환율은 1301.9원으로 전월말(1322.6원)에 비해 약 20원 내렸다.
다만 해외 은행부문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미·중 간 갈등,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하락폭이 제한됐다.
3월에는 원·달러 환율의 전일대비 변동성이 커졌다. 2월 7.8원이었던 변동폭이 8월에는 8.7원으로 확대됐다. 1·4분기 변동폭은 6.9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원·100엔 환율은 1003.6원으로 전달 대비 약 3% 올랐고, 원·위안 환율은 191.7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