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은행, 부동산 대출부실 증폭 우려…추가 뱅크런 경고도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 샌프란시스코(NYS:FRC)의 예금이 지난 1분기 약 720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 대비 약 41% 급감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중소 은행들을 중심으로 대출 감소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더 커졌다. 최악의 경우 추가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퍼스트 리퍼블릭은 연례 보고서를 통해 1분기 말 1045억달러의 예금을 보유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의 1분기 순이익은 2억6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매출은 13.4% 감소한 12억달러였다.
퍼스트 리퍼블릭의 지난해 4분기 말 총 예금은 1764억달러로 당시 미국에서 12번째로 큰 은행이었으나,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약 700억달러(약 91조6000억원)의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예치 총 예금액의 절반에 육박한 수준이 빠져나간 셈이다.
문제는 이번 수치가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 구제를 위해 예치한 금액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4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가 각각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등 11개 은행들은 퍼스트리퍼블릭이 위기에 빠지자 300억달러를 급히 예치했다.
CNBC는 “그것(300억달러)이 없었다면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은 50% 이상 줄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닐 홀랜드는 예금 유출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대차대조표를 재구성하고 비용과 단기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23달러로 시장 전망치(85센트)를 상회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우려는 커지는 분위기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오후 5시33분 현재 시간외 거래에서 17.62% 폭락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소 지역은행이 신용 여건을 강화하고 대출을 확 줄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출 축소는 곧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이는 은행 연체 급증, 이익 추가 감소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소 은행들을 주로 이용하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넘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융권 불안 탓에 대형 은행으로 예금이 이동할 경우 자칫 중소형 은행에서 추가 뱅크런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있다. 특히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대형 은행들은 이번 위기의 반사이익으로 1분기 비교적 호실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