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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로 개명한 한국야쿠르트, 윤호중 회장 숙원사업들은 '게걸음(?)'
hy로 개명한 한국야쿠르트, 윤호중 회장 숙원사업들은 '게걸음(?)'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4.2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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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그룹 윤호중 회장, 부친처럼 기업경영은 경영인들에게 맡긴채 오래 전부터 의료로봇 등 신사업들 집착
하지만 몇개 빼고 모조리 작년에도 크게 부진. 특히 의료로봇사업의 적자와 결손 더 커지고 매출 '유명무실'
10여년 전부터 '하는 족족 실패' 소리, 지금도 달라진게 거의 없어... 회장 능력과 실적에 물음표 지속될 듯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윤호중 hy그룹(옛 한국야쿠르트) 회장(52)은 고()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창업주의 15녀중 막내 외아들이다. 윤 창업주가 44세의 늦은 나이에 얻었다고 한다. 윤 창업주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교육이 급했던지 윤 회장이 일본 게이오대학을 갓 졸업한 24세 때인 1995년 그를 야쿠르트에 입사시켰다.

윤 회장은 2012년 부회장까지 올라갔지만 2014년 돌연 그전까지 계속 맡았던 사내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왔다. 2019년 부친이 타계한 후 20203월 그룹 회장에 올랐으나 여전히 지금까지 대표이사나 등기이사는 맡지 않고 있다. 최대 주력기업인 hy나 윤 회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지주사 팔도도 모두 전문경영인들이 대표이사다.

그래서 그런지 그를 은둔의 경영인이라고 많이들 부른다. 회사나 경영일선에 잘 나타나지 않고, 아버지처럼 웬만한 회사 경영은 전문 경영인들에게 거의 맡기고 있다고 해서다. 회장 취임 이후에도 윤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지속을 선언했다.

대신 윤 회장은 2000년대 중반 쯤부터 신사업 발굴이나 신규투자에 주로 전념해 왔다고 한다야쿠르트나 라면 등 전통 주력 제품들 만으로는 그룹 발전에 한계가 있고, 오랜 성공신화의 아버지나 전문경영인들에게 자신 만의 능력과 실적을 보여줄 필요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벌인 신사업들은 하는 족족 실패라거나 성공한게 별로 없다라는 평가가 2010년대 초중반부터 많았다. 회장 취임 3년이 지난 지금, 윤 회장과 hy그룹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지주사 팔도의 종속기업 또는 자회사들의 요약 재무정보
▲지주사 팔도의 종속기업 또는 자회사들의 요약 재무정보

아버지 때부터 훈련을 잘 받은 전문경영인들이 맡고 있는 주력 기업들은 그런대로 굴러가고 있다. 지주사 팔도는 지주사 업무 말고 라면사업도 같이 하고 있다. 러시아 등 해외에서의 팔도라면 성공으로, 작년 매출은 5674억원으로 21년에 비해 16%나 늘었고, 당기순익도 1211억원으로, 무려 119%나 급증했다. 차입금은 0이고, 쌓아둔 사내유보(이익잉여금)가 작년말 7539억원에 달한다.

특히 러시아에서 팔도라면을 제조-판매하는 자회사 도시락루스와 KOYA의 작년 실적이 괄목상대였다. 2021년 각각 2218억원과 335억원이던 도시락루스의 매출과 당기순익은 작년 3777억원 및 901억원으로 각각 급증했다.

출범 초기 이 회사에 대한 팔도의 투자금은 47억원에 불과했는데, 작년말 순자산(자본총계)2635억원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KOYA의 매출도 806억원에서 1137억원, 당기순익은 3.7억원 적자에서 56억원 흑자로, 흑자전환했다.

그룹의 최대 주력업체인 hy는 팔도에 비하면 약간 정체 상태다. 매출은 20211966억원에서 작년 11000억원으로,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은 1001억원에서 800억원으로, 흑자폭이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93억원 흑자에서 103억원 적자로, 적자 전환했다.

한국야쿠르트(hy)의 연결기준 당기순익은 2017년 이전에는 흑자였으나 2020년부터 계속 적자로 바뀌었다. 국내 본사 실적 만을 뜻하는 별도기준 당기순익은 작년이 사실상 첫 적자다. 최근 몇 년간 hy의 국내외 종속기업 또는 자회사들의 실적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야쿠르트 본사만 따진다면 아직 탄탄하고 견실하다. 작년말 이익잉여금이 1232억원이나 쌓여 있고, 차입금이래야 작년에 오랜만에 빌린 장기차입금 1902억원이 유일하다. 이 차입금도 야쿠르트 본사가 필요해 빌린 것이 아니고, 윤 회장이 주도해 새로 만든 싱가포르 소재 의료기기 중간지주사 때문에 국내 사모펀드 KDB인베스트먼트로부터 빌린 것이다.

▲hy의 이익잉여금
▲hy의 이익잉여금

주력기업들이 이처럼 아직 대체로 견실한 반면 윤 회장이 직접 관장해온 각종 신사업 발굴이나 다각화 투자는 지난 3년 간 여전히 이렇다할 만한 성과가 없다. 성과가 없을 정도가 아니라 엉망진창 상태인 사업들도 적지 않다.

한국야쿠르트에 입사해 임원까지 오른 윤 회장은 미래성장 동력을 찾는다면서 2000년대 중반쯤부터 신사업 투자나 인수를 주도했다. 2006년 플러스자산운용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종합교육업체인 NE능률(옛 능률교육)과 골프장 운영사 제이레저를 잇따라 인수했다. 2010년에는 커피전문점 코코브루니를 론칭했으나 적자 누적으로 2017년 계열사 비락에 흡수합병시키기도 했다.

특히 의료로봇사업은 윤 회장의 승부수였다. 의료용 로봇을 미래성장 블루오션으로 보고, 2011300억원을 들여 수술용로봇 등 의료기기 판매업체 큐렉소와 큐렉소의 미국 실리콘밸리 자회사이자 의료로봇테크기업인 TSI(씽크써지컬)를 한꺼번에 인수했다. 의료용품 판매및 병원컨설팅업체인 메디컬그룹나무도 이 즈음 인수했다.

TSI는 의료로봇의 원조라는 로보닥을 개발, 생산했고, 이후 완전자동수술로봇을 개발해 한국 미국 인도 등 세계 각국으로 판매중이라는 업체다. hyTSI 인수후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지원, 2017TSI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러나 윤 회장의 이 야심작들은 2010년대 초-중반부터 거의 애물단지 신세가 되기 시작했다. 거의 계속 적자에다 자본잠식 상태가 적지 않았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돈만 계속 들어갔다. 이것들이 윤 회장의 2세 경영에 발목을 잡았고,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소리도 들어야 했다. 2014년 윤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hy 그룹 윤호중 회장<br>
 hy 그룹 윤호중 회장

미국 TSI2019년에도 영업손실 656억원, 당기순손실 695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 상태를 지속했다. 매출은 11억원으로,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큐렉소도 19년 영업손실 43억원, 당기순손실 25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런 상태였는데도 20196월 창업주 윤덕병 회장 사망 직후인 201912월 윤 회장은 싱가포르에 의료기기사업 중간지주사인 HYSG PTE LTD를 새로 설립했다. 초기투입 자본이 2758원에 달했다. TSIHYSG의 자회사로 편입되었다. 성장 가능성은 분명한 만큼 '아픈 손가락'이던 숙원사업에 다시 한번 더 발동을 걸겠다는 윤 회장의 오기 또는 의지로 보였다.

회장 취임 후인 2021년에는 오랜 사명인 한국야쿠르트를 hy로 바꾸었다. 한글로는 에이치와이라는 중소기업이 이미 있어 에치와이로 표기하면서까지 바꾼 이름이다. 음료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

hy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HYSG를 살리기 위해 hy2021년 신사동 빌딩을 593억원에 매각, 104억원의 HYSG 유상증자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주사 팔도도 이 해 5회에 걸쳐 38억원의 HYSG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작년에도 팔도는 3회에 걸쳐 29억원의 HYSG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HYSGTSI는 또 작년 국내 사모펀드 KDB인베스트먼트로부터 1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나스닥 상장이 당장의 목표다. 의료용로봇 사업에 끝없이 돈이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hy의 종속기업 또는 관계사
▲hy의 종속기업 또는 관계사

 윤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 애물단지들 중 작년에 약간씩이라도 흑자를 낸 곳은 NE능률과 플러스자산운용 정도다. NE능률은 작년 매출 802억원에 51억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작년말 이익잉여금도 431억원에 달했고, 9.9억원의 배당금도 작년에 지급했다.

2018년까지 순손실을 냈던 플러스자산운용은 202114억원에 이어 2022년에도 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작년말에는 30억원의 다소 과다한 연차배당도 의결했다. 100% 개인단독주주인 윤 회장에게 지급될 배당이다. 윤 회장은 2015hy가 보유 중이던 플러스운용 주식전량을 168억원에 취득, 이 회사를 개인기업화했다. 과거 hy가 이 회사 취득때 들였던 200억원보다 더 싼값으로 인수했다고 한다.

hy그룹에서 2개 밖에 없는 상장기업중 하나인 큐렉소는 작년에도 적자에 결손을 기록했다. 작년 매출은 649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익은 30억원 적자였다. 2123억원 적자보다 적자폭이 더 커졌다. 쌓아놓은 사내유보는 한푼도 없고, 누적결손이 작년말 1349억원에 달한다. 국내 1위 수술용 의료로봇기업이라는데도 10년 이상 거의 계속 적자에 대규모 결손은 계속 커지고 있다.

작년 hy 지분율(30.5%) 축소를 감수하고 400억원대 3자배정 유상증자 자금을 끌어와 겨우 자본잠식은 면했다. 2011년 그룹에서 알짜인 팔도의 무역부문을 이 회사에 붙여주고, 2017년에는 111억원을 들여 현대중공업 의료로봇사업 부문까지 인수해 주었는데도 아직 상태가 이렇다.

2019년 새로 만든 중간지주사 HYSG는 외국기업이라 국내 감사보고서가 없다.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지만 이 회사에 대한 hy의 지분율이 93%hy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편린들을 엿볼 수는 있다.

hy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HYSG는 작년 매출은 없고, 80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1년에도 755억원 적자였다. 적자가 더 커졌다. 매출은 21년에도 없었던 걸로 나온다. 이 말은 미국 자회사 TSI의 매출이 계속 유명무실한 상태라는 얘기인지 정확히 알수 없다. 판매는 거의 없고, 아직도 로봇 연구개발 중심인 것으로 추정된다.

HYSG의 작년말 자산총계는 1185억원, 순자산은 1184억원이다. 매출은 거의 없고, 대규모 적자만 계속 내다보니 hy21년과 22년 각각 910억원 및 897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인식했다. 19hy의 취득원가가 2758억원이었는데, 작년말 순자산가액은 1105억원으로 줄어들어 있다.

▲hy의 종속기업 또는 관계사들의 요약 재무정보
▲hy의 종속기업 또는 관계사들의 요약 재무정보

다른 의료용품 판매업체인 메디컬그룹나무도 작년 매출 02.3억 적자를 기록했다. 유명무실 상태라고 볼수 있다. 동두천 소재 티클라우드 골프장을 운영하는 제이레저 역시 작년 매출 105억원에 14억 적자를 냈다. 거의 계속 적자여서 누적결손이 698억원에 달한다. 순자산(자본총계) -32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두 업체 모두 2010년대 초반과 나아진게 거의 없다.

윤 회장과 hy그룹은 지난 1월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해온 메쉬코리아를 800억원에 또 인수했다. hy를 종합유통화기업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청사진의 일환이다. 11000명에 달하는 프레시매니저(옛 야쿠르트 아줌마)들까지 활용한 물류와 배송 전문기업화에 현재 윤 회장이 꽂혀 있다고 한다.

팔도와 야쿠르트가 그동안 벌어놓은 유보금이 많아 윤 회장의 야심작들이 당장 그룹에 큰 주름을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난지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이렇다 할만한 독립적인 성과를 못 내놓고 있는게 문제라면서 야쿠르트 주변에선 윤 회장의 경영능력과 통찰력 등에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이 아직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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