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의 전통적 큰손인 보험이나 연기금보다도 많은 4조5000억원어치 이상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4조5526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개인 투자자의 월별 순매수가 처음으로 4조원대에 달했다.
4월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은행(19조5602억원), 외국인(9조1708억원), 자산운용사(8조6418억원)에 이은 네 번째 순위로, 보험(2조7948억원)이나 연기금(2조6053억원)을 가볍게 따돌렸다.
보험 등 일부 기관의 경우 최근 가동되기 시작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의 사업장 정상화 과정에서 각종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 관망세로 돌아서 채권 매수 시점을 미뤘다는 분석이다.
개인들의 채권 투자 열풍은 증시 부진과 안전자산 선호 등이 맞물리며 지난해 8월 순매수 규모(3조3441억원)에 이르며 본격화됐다.
4%대 은행 정기예금 상품이 사라지고 주식시장도 등락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하자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평가다.
특히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이르자 금리 인하 예상도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할 것이란 신호가 나오면서 개인들의 채권투자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며 "낮아진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 매력, 또는 중장기적으로 자본차익을 기대하는 개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을 싸게 사서 비쌀 때 팔아 자본차익을 얻으려고 투자하는 경우 금리 방향을 잘못 예측할 경우 채권 투자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신중한 투자를 조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