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은행들중 최대폭. 국민은행도 0.2%p 하락. 반면 우리-하나-농협은행 등은 모두 대폭 상승
작년 금리급등으로 요구불예금 급감때 다른 은행들은 고금리 저축성예금 크게 늘린 반면 기업은은 소극적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IBK기업은행의 작년 예금 시장 점유율이 국내 전국 단위 주요 은행들 중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KB금융지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단위로 영업하는 국내 은행들의 원화예수금 시장점유율(말잔 기준)은 1위 은행 KB국민은행이 21년말 20.9%에서 22년말 20.7%로, 0.2%포인트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8.1%로 동일했다.
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은 모두 점유율이 작년 1년 동안 많이 올라갔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17.5%에서 17.7%, 하나은행은 16.8%에서 17.3%, 농협은행은 17.9%에서 18.2%로, 각각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하나은행의 상승폭(0.5%포인트)이 특히 컸다.

반면 기업은행의 예금시장 점유율은 20년말 8.4%에서 21년말 8.7%로 올랐다가, 작년말에는 8.0%로, 다시 크게 떨어졌다. 작년 1년 점유율 하락폭이 무려 0.7%에 달해 주요 은행들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기업은행이 까먹은 점유율을 우리-하나-농협은행들이 모두 가져간 형국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기업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21년말 77.8조원에서 22년말 69.9조원으로, 8조원 가량 줄어든데 비해 저축성예금은 69조원에서 73조원으로, 4조원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의 별도기준 전체 예금잔액은 21년말 153.1조원에서 22년말 148.9조원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2022년 1년간 요구불예금이 30조원 가량 감소한데 비해 저축성예금은 46조원 가량 늘어 전체 예금잔액은 349조원에서 368조원으로 늘어났다.
나머지 은행들도 대부분 비슷해 신한은행의 전체 예금잔액은 21년말 326조원에서 22년말 342조원, 우리은행은 301조원에서 323조원, 하나은행은 306조원에서 344조원, 농협은행은 287조원에서 304조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들 은행들은 요구불 예금 감소폭보다 저축성 예금증가폭이 훨씬 컸다.
작년 하반기 금리 급등으로 이자가 싼 요구불예금들이 많이 빠져 나갈 때 대부분 은행들은 적극적인 고금리예금 정책으로 저축성예금을 적극 유치했던 반면 기업은행은 다른 대형 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았던 때문으로 보인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금융채권 발행이나 싼 금리의 외화차입 또는 외화채권 발행 등 다른 자금조달 수단들이 있어 고금리 예금 정책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더라도 예금시장 점유율이 너무 하락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