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푸르덴셜생명이 판매했던 '무배당함께크는종신보험'이 해당상품...평가에서 생명보험분야 최저점 기록
명확성 부족하고 용어 설명도 충분치 않아...21개 생보사 평균 평가점수 74.7점, 이 상품은 60점대 중반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6일 생명보험사들 중에서 KB라이프가 보험약관과 상품설명서를 이해하기 가장 어려운 종신보험을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옛 푸르덴셜생명이 판매했던 ‘무배당함께크는종신보험(해지환급금일부지급형)’이다. KB금융 계열사인 KB라이프생명은 옛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합병해 올해 1월1일부터 새로 출범했다.
26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이 상품은 최근 보험개발원이 실시한 제25차 보험약관 등 이해도 평가결과 생명보험에서 최저점을 기록했다. 보험약관 등 이해도 평가는 전문평가위원과 일반인이 보험약관의 명확성, 평이성, 간결성, 소비자 친숙도 등을 고려해서 점수를 매긴다.
21개 생보사와 14개 손보사에서 신규계약건수와 민원건수가 많은 각 보험사의 대표 상품 한 가지가 평가 대상이다. 21개 생명보험(정기·종신보험) 평가점수 평균은 74.7점이고, 이 중 푸르덴셜생명의 ‘무배당함께크는종신보험’은 60점대 중반으로 최저점이다.
평가결과에서 각 보험상품별 순위는 공개되나 평가점수는 명확하게 산출되지 않고, 합산점수(평균) 대비 대략적인 점수 구간만 공개된다. 구간 내 중윗값으로 계산하면 ‘무배당함께크는종신보험’의 합산점수는 65.1점으로, 생명보험 평균보다 약 13% 낮다. 상품설명서보다는 보험약관이 상대적으로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무배당함께크는종신보험’ 약관을 직접 살펴본 결과 명확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702페이지에 달하는 약관에는 “정당한 사유”라는 문구가 112회 등장하지만,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는 단 한 줄의 설명도 없다. 특약 사항에 대해서도 보험기간과 보험료 납입기관을 “소정의 범위” 내에서 정한다는 문장이 34회 등장하나, 역시 구체적인 범위에 대한 설명을 약관에서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급사유 관련 용어를 정의하고 있지만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해’와 ‘장해’에 관해서는 별표를 삽입해서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만,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짧은 문장이 전부였다. 약관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는 ‘보험가입금액 한도 제한, 일부 보장 제외, 보험금 삭감, 보험료 할증과 같이 조건부로 승낙하는 등 특약 승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KB라이프에 대해 보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소비자라고 해도, 글을 읽을 수만 있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약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아울러 보험개발원도 보험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평가점수를 공시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