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KDI 1.4%로 성장률 전망 하향에 "하반기 서서히 나아질 것"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대규모 세수 결손이 확실시되면서 제기되는 추경 필요성을 거듭 일축했다.
1분기 누계 국세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4조원 덜 걷혔다. 게다가 국내외 주요 전망 기관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는 등 경기 회복 기대감도 사그라들고 있고, 부동산시장 침체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세수 부진 상황을 반전시킬 법인세와 양도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8월, 늦어도 9월 초에 공식 재추계 결과를 국민들께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87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조원 감소했다.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세금이 걷혀도 정부의 세입예산안(400조5000억원)보다 약 30조원 부족하다.
정부는 올해 걷을 세금을 400조5000억원으로 추산했으나 3월까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면서 세수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세입 감액 경정 또는 불요불급한 사업의 지출 규모를 조정하는 세출 감액 경정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두 방법 모두 추경을 통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추 부총리는 "현재 추경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세계잉여금 중 남은 부분, 기금 여유 재원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지금보다 세수 상황이 덜 좋아지더라도 정부가 대응 가능한 여러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올해도 60조원가량의 적자국채를 발행하면서 예산을 편성했다"며 "추가로 빚을 더 내지 않고 어떻게든 국회에서 통과된 수준으로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식적인 세수 재추계는 늦어도 9월 초 발표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법인세, 종합소득세, 부가세 확정 신고가 이뤄지면 큰 틀에선 세수 부분에 대한 흐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며 "정부에서는 8월경에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재추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기금 여유자금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세계잉여금 약 6조원 중 세입으로 이입할 수 있는 재원은 2조8000억원이다.
특별회계 잉여금도 3조1000억원이 있지만 활용 범위에 제한이 있다. 기재부는 기금 여유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과 관련해 정부도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추 부총리는 “6월 말에서 7월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최종 성장률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최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낮췄다.
KDI는 기존 1.8%에서 최근 1.5%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은과 KDI는 하반기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