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 위험이 계속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은 저축은행에서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비은행금융기관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6월말 기준 약 135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업권별로는 보험사가 90조1000억원(총자산 대비 7.8%)으로 가장 많고, 증권사가 21조2000억원(3.8%), 상호금융중앙회 19조2000억원(1.0%), 여신전문금융회사 4조4000억원(1.7%), 저축은행 3000억원(0.4%) 순이다.
문제는 비중이 가장 큰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 전환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6월말 기준 152.1로 고점 대비 17.3포인트(-10.2%) 하락했다. 오피스 공실률도 18.8%까지 상승하면서 추가 가격 하락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선순위 투자자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도 담보물 매각을 통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후순위·지분투자는 손실 위험이 높다.
후순위·지분투자의 자본 대비 비율은 증권사가 8.8%, 보험사가 5.5%로 여타 업권(0.8~2.9%)에 비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선순위 투자자의 경우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 담보물 매각을 통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후순위·지분투자는 손실위험이 크다는 평가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만기 현황을 보면 1년 이내 만기 도래 규모는 증권사가 3조2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특히 일부는 기한이익상실(EOD), 이자·배당 중단, 투자조건 조정, 공사 지연·중단 등 특이사항이 발생한 상태로 조사됐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거나 회복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후순위·지분 투자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손실 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1년 이내 만기 도래 투자 규모가 큰 증권사는 선순위 투자자 등과의 투자조건 조정, 만기 연장 등을 통해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저축은행 연체율 5.33%로 높아져…비은행 자산건전성 저하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은 1.83%까지 높아졌다.
특히 저축은행의 6월 말 연체율은 5.33%로 상호금융의 3.53%, 여신전문사의 1.68%, 보험사의 0.30%와 비교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비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저하되었으나 수익성은 업권별로 상이했다”며 “수익성은 저축은행이 이자 및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증권사 수익성은 일회성 배당수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높아졌고, 보험사는 회계제도 변경(IFRS17‧IFRS9 도입) 등의 영향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