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들이 환차익 부당과세 판결이 났음에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알리지 않고 있어 금융사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해외펀드에 투자했다 환차익을 얻었더라도 원금에 손해를 봤다면 세금을 물릴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지난 1월 나왔지만 이를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왔다.
자신을 해외펀드 투자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최근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수많은 소비자들이 1월에 난 법원의 판결을 잘 몰라 세금 반환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대부분 해당자들의 세금반환 신청 마감시한이 이달 말인 만큼 늦기 전에 피해액에 대한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7년 정부가 환율안정을 위해 비과세 혜택까지 주면서 해외펀드 투자를 장려하자 은행과 증권사들은 너나없이 관련 상품을 쏟아내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하지만 2008년 10월 리먼사태가 터지면서 해외 주가가 급락하자,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평균 30% 이상의 손해를 봤고 대부분 팔았다.
환매 과정에서 세금을 원천 징수하는 금융사가 마이너스가 난 펀드에서 환차익 부분만 따로 떼어내 세금을 걷은 뒤 나머지만 돌려주자 한 투자자가 소송을 냈고, 지난 1월 환차익 부분 과세는 부당하다는 행정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문제는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은행과 증권사들이 해당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세금 부분을 따로 떼어내 돌려주려니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는 것.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2009년에 펀드를 환매한 까닭에 직접 국가를 상대로 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3년 시한이 이번달 말(5월31일)로 대부분 끝난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2조원에 가까운 해외펀드 투자자들의 돈이 일순간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금융전문 변호사들은 "비슷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세금을 돌려받으려면 확정판결 전에 일단 세무서에 반환청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