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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탐구>이통사 영업정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집중탐구>이통사 영업정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4.05.2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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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효과 없고..경쟁사 불법 보조금 및 사전예약 의혹 난무..경쟁만 과열 양상

 
이통통신사에 대한 규제 실효성 대신 관련 산업계에  '풍선효과' 부작용만(?) .

무려 68일에 이르는 사상 초유의 이동통신사 복수 영업제재가 마무리되면서 과연 이통사 영업정지 규제효과가 있었는 지를 놓고 비판론이 일고 있다. 불법 보조금 영업에 대한 정부의 실험적인 고강도 규제조치였던 복수 영업제재가 '주범'인 이통사보다는 오히려 제조사나 일선 판매점 등 연관산업에 악재로 작용하는 '풍선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제재조치를 둘러싸고 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영업제재기간 KT와 LG U가 번호이동 가입자 확보 면에서 혜택을 본 반면 SK텔레콤은 가입자가 13만명가량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불법 보조금 영업을 중단하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을 위반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45일간의 순차 영업정지 제재를 받은 이통사들이 20일부터 일제히 정상 영업에 들어간다.
 

이동통신 3사 모두 영업을 재개하는 이날 지난 4월5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가 46일 만에 문을 여는 SK텔레콤의 임원들이 거리로 나선다. 마지막 단독영업 주자였던 KT는 황창규 회장이 경영 구상을 발표하는 첫 무대를 갖는다.

지난 3월 13일부터 시작된 이번 순차 영업제재는 미래부가 규제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사상 처음 '2개 사업자 동시 영업정지'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에 따라 68일의 규제기간에 SK텔레콤, LG U, KT순으로 단독영업을 진행했다.

이통사들이 교대로 단독영업을 벌인 결과 KT와 LG U가 SK텔레콤 번호이동 고객을 대거 유치하면서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복수 영업정지 막바지인 지난 16일 기준 이통 3사의 번호이동 유치 현황은 KT가 22만6290건으로 7만7750건이 순증한 가운데 먼저 단독영업을 진행한 LG U가 18만6805건으로 4만2865건의 순증을 달성했다. 반면 가장 먼저 단독영업을 한 SK텔레콤은 번호이동 건수가 14만3444건에 그쳐 12만615건의 가입자가 빠져나갔다.

이는 하루 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규모로는 KT가 1만1315건으로 LG U(8491건), SK텔레콤(6236건)을 월등히 앞선 셈이다. KT는 18일까지 단독영업을 진행한 만큼 총 번호이동 유치건수는 24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SK텔레콤은 18일까지 13만명 넘는 가입자를 경쟁사에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

두 달여의 복수 영업정지 실험에 대해 시장에서는 보조금 규제 효과보다는 기형적인 시장 과열을 가려내지 못하는 '착시현상'과 '선의의 피해자 양산'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분위기다.

우선 불법 보조금을 근절하기 위한 복수 영업정지 조치기간에도 일부 과열 영업이 발견됐다. 단독영업 사업자가 바뀔 때마다 경쟁사들의 불법 보조금 및 사전예약 의혹 등이 난무했고, 실질적인 번호이동 건수도 과열 양상이 나타나기 일쑤였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번 복수 영업정지기간에 번호이동 추이를 보면 단독영업 사업자가 하루 1만건 이상을 기록한 경우가 많다"며 "이는 3사가 정상영업을 했다고 가정하면 과열 기준인 하루 2만4000건을 훨씬 웃도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기관의 통제가 영업정지 초반과 달리 뒤로 갈수록 느슨해진 감이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제조사와 일선 유통점들은 이번 복수 영업정지의 실질적 피해자로 지목됐다. 실제로 지난 1~2월 월간 스마트폰 개통량은 170만대, 192만대가량이었지만 영업정지 기간인 4월에는 84만대가량까지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정지 기간 폐업이 속출한 휴대폰 판매점들은 규탄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제조사 관계자는 "이번 사상 초유의 복수 사업자 영업정지 조치가 이통사들의 보조금 출혈경쟁으로 촉발됐지만 실질적인 피해는 제조사와 일선 유통망이 더 컸다는 점을 반성해 봐야 한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이번 같은 영업정지 사태는 다시는 재발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업을 재개한 19일부터 이동통신 시장에 '공짜폰'이 활개를 쳤다. 19일과 20일 각각 영업을 재개하는 엘지유플러스(LGU+)와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일제히 각각 8종의 단말기를 출고가를 25만원대로 인하했다. 앞서 케이티(KT)는 단독 영업을 하면서 악성 재고 단말기를 중심으로 출고가를 내린 뒤 '공짜폰'이라고 선전하는 마케팅을 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 굳이 최신 스마트폰을 고집하지 않는 소비자라면, 싼 값에 단말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에 정부가 서둘러 '불끄기'에 나서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5일 오후 이통 3사 마케팅 책임자들을 불러 시장 안정화를 당부한 데 이어 18일에는 "불법 보조금에 대한 실태조사를 강화하고, 걸리면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미래부도 20일 이통 3사 대외협력 책임자들을 불러 '경고' 메시지를 줄 계획이다.

정부의 경고와 규제,그리고 업계의 공짜폰,보조금 지급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마치 술레잡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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