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제재' 원칙대로 신속히
'금융사 제재' 원칙대로 신속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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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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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대상자들 로비 휘둘리면 향후 금융계 기강 해이-감독기능 마비

 
 "심지어 감사원 감사도 로비의 결과이며, 정치권에서도 로비 효력이 발휘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금융권에서 공공연하게 나도는 소문이다. 각종 금융사고로 금융계 인사들에 대한 당국의 대대적인 제재가 임박한 가운데 양형을 낮추기 위한 각 사와 당사자의 '로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온다.

이들의 전방위 로비에도 금융당국은 일단 '원칙대로 간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양형 결정이 몇차례 연기되고 말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통보를 받은 은행, 카드사 등 금융기관 대부분이 최근 대관(對官) 업무 부서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회 등 관계 요로에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금융사는 계열사 임원들까지 나서 다양한 인맥을 활용해 로비를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분들에게 연락해 어려운 상황과 억울한 사정을 설명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전현직 임원이 중징계를 받게 됐는데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그러나 로비는 로비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는 로비가 사실이고, 로비가 성행함을 입증하는 말이다.

금융권이 때아닌 로비전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 것은 금융감독원이 지난달초 10여개사 200여명의 전현직 임원과 직원에게 무더기 징계를 통보하면서부터다. 고객 신뢰가 생명인 금융기관의 대외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상은 자사 임원의 중징계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감사원 배후설까지 등장한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KB금융이 금융당국 승인없이 국민은행 고객정보를 가져간 것이 신용정보법 위반이라는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문제가 있다며 금감원이 이를 토대로 임영록 KB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감사원의 이런 조치가 KB금융 등 각사의 치밀한 로비의 결과라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기관들의 로비로 정치권을 동원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국회의원들이 나서면 정치권에 취약한 금융당국으로서는 제제에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를 비롯해서 각종 상임위와 본회의 등에서 유관 법안들의 처리가 쉽지 않은 데다 청와대 등 권력 핵심부에까지 로비에 손을 뻗칠 경우 금융당국으로선 마땅히 당해낼 재간이 없는 까닭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원칙을 갖고 이들 제재문제를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다행히 최수현 금감원장은 간부들에게 이례적으로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말고 (제재심의를) 원칙대로 하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만일 각종 로비로 제재가 흔들리면 금감원이 금융사에 휘둘리는 상황이 돼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 금융사 제재는 금감원의 고유 권한이다. 설립 이후 풍부한 검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많은 제재를 적합하게 처리해왔다. 따라서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제재를 수순에 따라 신속히 확실하게 처리해야 한다.

감사원도 같은 국가기관으로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야 한다.

감사원은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에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금융사 제재를 감사 결과보고서 이후에 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감사원 측은 "일각에서 우리가 특정인을 보호하려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오히려 금융당국이 감사원의 종합 감사 결과를 보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이라고 해명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모든 일은 때가 있는 법이다.감사원의 제동으로 제재 결정이 마냥 늦어진다면 금융기관의 일탈행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감독당국의 권위는 물론 기강이 무척 해이해질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는 뒷전으로 나앉아 외면을 받고 일부 금융기관의 못된 횡포가 기승을 부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달 말 양형을 확정하려 한 금감원의 당초 계획이 이미 어그러진 상태에서 감사원의 통보까지 내려와 임영록 KB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 중징계 대상에 대한 일부 양형 결정은 8월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금융권의 일련의 일들이 금융권에 낙하산 인사가 많다보니 나타나는 또 다른 관치금융의 어두운 그늘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차제에 청와대라도 나서서 정부 관계기관 간의 원활한 협조를 통해 금융당국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징계 결정의 이유와 절차, 수위를 좀 더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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