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한 개인정보보호대책
2% 부족한 개인정보보호대책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4.08.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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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번호 변경, 범죄 악용 우려 ‘제한적’… 허용 기준도 모호

개인정보 유출사고의 피해가 '일파만파'-.  

정부가 주민등록번호 유출 피해자들에게 번호 변경을 허용키로 한 것은 그만큼 정보 유출사고가 심각한 탓이다. 하지만 다량의 주민번호 유출 피해에도 번호 변경 허용은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따라서 시행 과정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아울러 현행 사법체계에는 없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기까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정부가 발표한 ‘개인정보보호 정상화 대책’가운데 ‘주민번호 변경’제가 눈길을 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변경 신청이 쇄도할 것이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주민번호 유출사고 누적건수는 1억9000만건이나 된다. 매년 신고되는 주민번호 도용 등 관련 피해건수도 12만건이 넘는다.

번호 변경은 제한적으로만 허용될 전망이다. ‘생명과 신체를 해치거나 재산상 중대한 피해를 입은 경우’에만 번호 변경을 허용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번호 변경 절차는 안전행정부가 구성할 예정인 전담 위원회를 통해 진행된다. 피해자가 위원회에 변경 신청 사유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범죄자들의 ‘신분세탁’ 등 악용 우려가 있어 엄격하게 심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청자와 정부 간 실랑이가 벌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생명과 신체 피해’ 사유로 ‘성폭력 가해자가 재판 과정 등에서 피해자의 주민번호를 입수해 향후 보복범죄에 나설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을 꼽고 있다. 문제는 번호 도용으로 인한 정신적인 피해 등 구체적으로 피해 입증이 어려운 사례도 많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주민번호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박 대통령이 변경 신청을 할지도 관심이다. 재산상 피해 기준 역시 어떻게 설정할지 관건이다. 개인정보 도용이 원인임을 밝혀내기 어려운 보이스피싱 등으로 인한 재산 피해 사례가 번호 변경 사유에 해당하는지 등도 논란거리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민법 등 기본법에 넣기보단 별도 특별법을 만들어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행 체계엔 없는 새로운 내용이기 때문이다. 범위를 특정할 필요가 있고, 특별법이 일반법 위에 우선 적용된다. 정보를 유출하거나 유출당한 기업 및 기관과 유출한 범인 간 책임 정도를 놓고 다툼의 여지가 많아 법 제정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기업의 책임 정도에 따라 배상 금액도 달라진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정부의 개선방안은 앞으로 좀 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 주민번호 유출 사실만으로도 주민번호 변경이 허용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새로 발급되는 주민번호는 개인정보를 포함하지 않는 의미 없는 숫자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도 실제 피해가 발생해야 배상의무를 지도록 하면 효력이 없다. 재판을 통해 손해배상이 확정되면 동일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도 효력이 미치는 ‘집단소송제도’ 병행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철저하고 확실한 보호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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