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은행계 지주사
줄어드는 은행계 지주사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08.0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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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우리·씨티·SC, 연말까지 소속 은행에 흡수·합병

잘 나가던 금융지주사들의 '조기 은퇴'?

올해 말이면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의 절반가량이 사라진다. 배경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속사정은 보면 한국 금융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보인다.

현재 국내에는 산은·농협·신한·우리·스탠다드차타드(SC)·하나·KB·씨티·한국투자·DGB·BS·JB·메리츠 등 13개 금융지주가 있다. 이 가운데 산은·우리·씨티·SC 등 4개사는 이르면 올해 말 금융지주 소속 은행에 흡수 합병된다. 지방 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은행지주사의 절반가량이 없어지는 셈이다.

‘국내 1호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의 우리은행으로의 흡수 합병은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금융 민영화 방침에 따른 후속절차다. 앞서 금융당국은 외환위기 뒤 부실화된 금융사들을 한꺼번에 구조조정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은 거대 규모가 됐다. 정부가 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하려는 곳이 없자 은행·계열사 등으로 분리하며 지주사가 아예 없어지게 됐다. 지주사의 우리은행으로의 합병은 오는 10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산은금융은 내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정금공)가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올해 말 사라진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산은을 대형화·민영화하기 위해 산은에서 정금공을 분리했고, 2009년 산은금융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 정책금융 분리로 인한 비효율성 등 문제가 제기됐다. 올해 초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된 산은은 내년부터 정금공과 통합돼 운영된다.

외국계 금융사인 씨티금융이 씨티은행으로 흡수 합병되는 표면상 이유는 ‘경영 효율화’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한국 금융당국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이다. 앞서 소매 증권사 설립을 추진했다 무산된 씨티금융은 “은행과 캐피털사 2개 자회사만 보유해, 자회사 경영관리가 주요 기능인 지주사로서의 독자적인 의의가 없다”고 말했다.

씨티금융은 오는 10월 말까지 씨티은행과의 합병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SC금융은 지주사와 은행의 합병을 내부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합병시기는 지주사 내 저축은행과 캐피털 매각이 완료되는  올해 말쯤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무원칙 정책'이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낮추고 금융지주사의 부침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한다. 국내 금융지주사 체제는 성급하게 도입된 후 보완·개선되지 않고 금융 대형화의 환상에서 유지돼 왔다. 금융지주사는 고객정보 공유와 임원 겸임 두 가지가 장점이다.그런데 이제 두가지 다 하지 못하니 금융지주사를 둘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과잉 규제와 규제 완화의 진폭이 너무 크다. 그 결과 금융지주체제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정부의 단기적인 시각이 빚은 과잉 규제나 완화, 원칙 없는 금융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한국 금융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당국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내놓고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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