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3:45 (금)
행정 안내문화 '부재중'
행정 안내문화 '부재중'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4.08.08 12:48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번호 수집 금지..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어 처음부터 큰 혼선

지난 7일부터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전면 금지하고 일상생활에서의 본인 확인 수단인 마이핀 서비스가 본격 도입됐지만, 일부 카드사들은 아직도 주민번호를 수집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늑장 대처로 금융사들이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상당수 금융회사들은 자동응답시스템(ARS) 고객센터에서 현재까지도 회원 확인을 위해 주민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의 경우 주민번호 대신 휴대폰 번호, 카드번호 등을 사용 중이다.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농협카드 등은 지난 7일부터 주민번호 대신 카드번호나 개인 휴대폰 번호 등 다른 수단을 통해 개인회원 확인을 하고 있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개인회원 확인 과정에서 아직도 주민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마다 은행마다 대응 방법이 제각각이었다. 국민들도 주민번호 수집이 금지됐는지 몰라 당황하기도 했다.이처럼 카드사별로 회원확인 방법이 다른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예외적용을 받는 금융거래의 범위가 모호해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범주를 정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여서, 현재 주민번호를 사용하는 금융사는 상담업무를 금융업무라고 판단해 사용하고 있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공포된 지난해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금융위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적용되기 직전인 지난주에서야 각 금융권 협회에 금융업무인지 아닌지 모호한 내용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금융위는 계도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이 기간에 모호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개인 정보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거래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금지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7일부터 시행됐다. 기업들은 뚜렷한 이유 없이 갖고 있는 주민번호는 모두 파기해야 하고, 앞으로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마이핀 번호 등 다른 수단으로 개인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마이핀은 정부에서 도입한 서비스로 주민번호처럼 13자리로 구성돼 있지만 쉽게 없애거나 번호를 바꿀 수 있다.

이같은 혼란의 배경에는 은행·카드·보험 등 금융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에 주민번호 수집이 가능한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이미 1년 전 개정됐다. 정부는 준비 기간 1년을 거쳤다고 하지만 그동안 새로운 제도를 알리고자 무슨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없다.

한마디로 행정의 '안내문화'가 없는 탓이다.뭐든지 대충 발표만 하고 후속대책 마련은 뒷전에 두는 행정타성이 문제다.

금융위원회도 한 달 후에야 뒤늦게 금융권에 적용할 구체적 지침을 만든다고 한다. 수십 년 이어온 주민번호 수집 관행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에 주민번호 수집이 불가능하고 어떤 경우엔 가능한지 명확한 지침부터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국민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널리 알리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이번 일을 행정 안내문화를 만드는 좋은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