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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펜텍 신화
무너진 펜텍 신화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4.08.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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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하는 벤처신화..해외매각시 기술유출 우려

 
펜텍의 '벤처 신화'가 붕괴하는가.

이동통신 벤처 신화의 주인공 팬택이 12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유동성 악화를 이유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서를 제출했다.이동통신사들이 팬택에 채무상환을 2년 유예키로 함에 따라 채권단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재개키로 한 지 불과 2주 만이다.

워크아웃 재개 결정 이후 이통사에 대한 단말기 추가 공급에 제동이 걸려 자금이 바닥난 상태에서 이미 협력업체의 전자채권 360억 원을 연체 중이다. 11일 추가로 200억 원의 전자채권을 막지 못했다. 채권단 실사에서 청산가치(1천895억원)보다 계속기업가치(3천824억원)가 더 높다. 법정관리 신청은 받아들여질 전망이지만 팬택의 운명을 가늠하기 어렵다. 

펜텍은 2006년 1차 워크아웃에 들어가 5년여 만에 회생했다. 다시 자금난으로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것은 단말기 개발 전략상 문제와 휴대전화 유통시장의 특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제조업체들이 주로 이동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공급하는 시장 여건상 대형 제조업체의 막대 보조금 투입 등 마케팅 능력에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팬택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개발 전략을 추구한 것도 어려움을 야기했다.

고가ㆍ최고사양의 스마트폰의 경우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이 그만큼 많이 든다. 여기에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 애플 등 양대 제조업체 만이 수익을 낼 정도다.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향후 전망이 밝지 않는 것도 국내 단말기 유통시장의 특수성,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둔화가 하루 아침에 바뀌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팬택이 중국·인도 등 해외 기업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인도 스마트폰 업체들의 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팬택이 보유한 기술이 이들에게 넘어갈 경우 국내 스마트폰업계가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 업체들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며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에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인도 휴대전화 시장에서 마이크로맥스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LG전자도 최근 중국 업체들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이나 인도 업체들이 팬택을 인수할 경우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부메랑'을 맞을 수도 있다. 중국이나 인도의 스마트폰 업체들은 팬택 인수를 통해 국내 기업들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호기가 되는 셈이다.

550여곳에 달하는 협력업체들이 부품 대금을 받지 못해 줄도산할 우려도 커진다. 이동통신도입 초기 삐삐부터 출발해 20년간 기술력을 쌓으면서 `샐러리맨 신화'로 화제를 불러 일으킨 펜텍의 성적표 치고는 서글프다.

국내 산업을 위해서라도 자국 기업이 인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는다. 팬택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인수 주체를 찾아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는 SK그룹이 떠오른다. 팬택은 2005년 '스카이' 브랜드 휴대폰을 만들던 SK텔레텍을 인수한 바 있다. SK그룹이 인수에 나서면 10년 만에 회사를 되사는 셈이다. 아울러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여러가지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팬택 임직원에게 강력한 구조조정, 다양한 판로 모색 등 회생을 위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회생하기를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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