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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든 '넥타이 부대'
깃발 든 '넥타이 부대'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4.09.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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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파업과 노동현실 안팎

3일 서울 목동 종합운동장에서 금융노조의 총파업 집회가 열린다. 14년 만에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한 파업이다. 이른바 ‘넥타이 부대’가 들썩이는 것이다. 이런 파업에는 심상치 않은 구조조정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 10월과 11월에 2~3차 파업 돌입을 경고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산업은 여전히 관치금융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단기 실적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상시적 구조조정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파업 배경을 밝혔다. 

금융권이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몸살을 앓고 있다. 1년 새 금융·보험업 취업자가 5만명 가까이 줄었다. 은행 점포도 270곳가량이 사라졌다. 금융회사들은 단기간의 대규모 정리해고 대신 조용히 점포 축소와 희망퇴직 등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금융노조가 2000년 7월 인위적 합병 반대 파업을 한 지 14년 만에 3일 하루 동안 파업을 하기로 한 배경에도 이런 반발이 깔려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9개 시중은행의 국내 점포는 7월말 기준 5101곳으로, 한 해 전인 지난해 6월말(5370곳)에 견줘 269곳이 감소했다. 1년 만에 전체 영업점포의 5%가량이 없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은행 직원들도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1년 동안에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각각 642명과 459명을 줄였고, 외환은행도 207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5개 은행이 한꺼번에 퇴출당한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에는 1997년 말에서 1998년 말까지 은행 점포가 981개 없어졌고, 은행원도 3만9015명 줄어들었다. 은행 뿐 아니라 증권·보험 등을 포함한 금융업종 전반을 보면 사정이 훨씬 심각하다. 증권사는 증시침체와 과당경쟁으로 몸살을 앓고있다.보험사는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문제에 봉착해 있다. 이미 회사별로 많게는 수천명 규모로 직원을 내보내고 있다.

우리 경제의 저금리·저성장 기조와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금융시장이 지금 포화상태다. 정보기술(IT) 발달 등에 따른 비대면 거래(직원을 직접 만나지 않고 인터넷 등을 활용해 하는 금융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앞으로도 금융업 고용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전문가들은 인력조정 위주의 비용감축에 의존하면 장기적으로 금융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은행의 경우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줄어드는 추세인데도 점포 축소와 인력조정을 강행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것이다. 점포를 무리하게 줄이면 고객 이탈과 금융사고 증가로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영업시간·영업일 조정, 인스토어 점포 보급을 통해 직장인들의 점포 이용률을 높이는 등 기존 점포와 인력의 활용도를 높이는 쪽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인력감축 대신 고부가가치를 내는 지역에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손쉬운 비용감축보다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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