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3:40 (금)
이주열 총재의 '잠 못이루는 밤'
이주열 총재의 '잠 못이루는 밤'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5.01.16 02:18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굉장히 위험한 가계빚"..한은 금리인하 머뭇머뭇

 
기준금리 1%대 시대-.

한국은행이 경제 걱정을 태산같이 하면서도 금리인하에 소극적 자세를 나타냈다. 가계빚이 고삐 풀린 듯 예상외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총재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굉장히 위험하다"는 말도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0%로 유지키로 결정한 후 통화정책 결정문을 통해 수출, 내수, 심리면에서 모두 경기 하강위험이 있다고 진단. 기준금리를 현 상태로 동결했다.
 
지난 19506월 한은이 처음 설립된 이래 64년 만에 앞으로 기준금리 1%시대가 열릴 것인가. 1998년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금리조정을 통한 통화신용정책을 실시한 16년 동안 1월에 기준금리가 움직인 전례는 단 두 해 뿐이다. 나머지 14차례는 모두 동결됐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다만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에 관해서는 적기에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변수였다. 이에 따라 채권수익률이 급락세를 보였다. 정부는 즉각 대통령의 발언은 원론적인 내용이며, 금리와 관련해 특정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으면 하는 정부의 속내가 투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만큼 속으로는 기준금리 인하를 원하는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그만큼 효력을 발휘한다.현재 기재부는 예산기준 총지출 확대규모를 지난해 68000억원에서 올해 196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확장 편성한 상태다.전년 대비 128000억원이 추가 투입되는 정부지출이 경제주체의 심리 회복을 만나게 된다면 적게는 39조원, 많게는 103조원에 달하는 GDP 확충을 노릴 수 있다. 정부가 3.8%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다.
 
흥미로운 것은 다른 때와 달리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능성은 컨센서스가 힘들게 됐다.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1분기 금리인하를 예측한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올해는 금리 인하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경제를 살리는데 있어서도 금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돼야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인 것 같다. 실제로 지난해 두 번에 걸쳐 금리를 낮추면서 한은은 인하 배경으로 경제주체 심리를 꼽기도 했다. 금통위는 이날 "국내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가운데 내수의 회복이 '미약'했으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여전히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GDP갭의 마이너스 상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시장의 명쾌한 시그널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총재가 가계부채에 강한 우려를 드러낸 탓이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가 굉장히 위험한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증가율 웃돌며 늘어왔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69000억원이 증가했으며 12월에도 66000억원이 늘어나 석달새 20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이 총재는 현재의 금리수준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데 충분하다고 보는 것 같다.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저물가이긴 하지만 공급측 요인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통화정책 대응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이 총재의 입장에서는 경제심리만 살면 기준금리 인하를 다시 한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내릴 때마다 겪었듯이 경제주체들의 심리 부진이 항상 문제다. 부진한 경기회복세-낮은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탓이다. 그런 측면에서 새해 벽두부터 한은총재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