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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일본자금'이 몰려온다
무서운 '일본자금'이 몰려온다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5.04.1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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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급속 잠식 위험수위..서민보호 ‘사각지대’ 우려

 
일본 야쿠자는 14, 15세기 전국시대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당시 죄인 노름꾼 건달 등 하층민들이 패거리를 조직해 암시장을 장악했다. 사실은 동네깡패 수준이었다. 그러다 17세기 도쿠가와 막부 시절 실직한 하급 무사들이 패거리와 섞이면서 이해관계에 의한 '사적(私的)권력'을 행사하는 폭력조직으로 발전한다. 일본이 제국주의의 길을 걷던 19세기 말 이후부터는 우익세력으로 정치와 결탁, 권력의 비호를 받는 기업형 범죄조직으로 급성장했다.

1990년대 버블경제가 꺼지고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되면서 야쿠자는 경기침체의 주범으로 비난 을 받는다. 거품이 최고조에 이른 1980년대 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금융자금이 대거 야쿠자로 흘러 들어갔다. 부동산 등 투기업종에 투자된 돈은 경기폭락과 함께 졸지에 부실채권으로 전락했다. 야쿠자가 직ㆍ간접적으로 연루된 기업에 대출된 자금이 무려 4,000억달러였다. 그래서 '야쿠자 리세션(recessionㆍ경기침체)'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지금 우리나라에 서민금융시장에서 일본계 자금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일본대부업체 3’가 대부업시장의 40% 이상을 장악했고 저축은행에서도 일본계 자본이 무서운 기세로 약진하고 있다. 일본계 대부업체로 분류되는 아프로파이낸셜(아프로), 산와머니, 미즈사랑(아프로 자회사), 케이제이아이(KJI) 4개사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6월 말 현재 42836억원에 이른다. 이는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체의 총 자산 101605억원의 42.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러시앤캐시(아프로 주력 계열사)의 대주주 제이앤케이(J&K) 캐피탈은 한국 국적인 재일교포 3세 최윤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페이퍼컴퍼니인데, 일본 법인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아프로를 일본계로 분류하고 있다. 저축은행에서도 일본계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19.8%에 달했다. 일본계 금융기업 에스비아이(SBI) 홀딩스가 만든 SBI 저축은행은 총 자산 38000억원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문제는 일본 대부업체가 금융당국의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맹점을 이용해 영업하면서 주요 고객인 서민이 종종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가 계속해서 국내에서 몸집을 불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터여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계 대부업체는 외국계이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압박을 덜 받는다. 이 때문에 서민금융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업계에서 일본계가 대주주인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19.8%를 기록했다.SBI 저축은행도 총자산이 지난해 12월 말 38천억원에 이르러 저축은행 업계 1위에 올랐다.일본계 J트러스트는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해 업계 5위인 친애저축은행을 만들었고 올 1월에는 SC저축은행을 인수했다.현대증권 매각 작업에서도 일본계 금융그룹인 오릭스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등 일본계 금융사의 시장 확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금 밀려오는 일본자금이 야쿠자자금인지 아닌 지를 쉽게 알 길이 없다. 중요한 것은 일본계 금융사에 금융당국의 관리가 국내 금융사만큼 쉽게 이뤄지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금융 규제는 주로 법보다는 관치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일본계 금융사들은 국내기업보다 금융당국 감독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주요 고객인 서민들이 빚을 연체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외국계 금융업체들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욱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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