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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와 가계대출
금리인하와 가계대출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5.06.1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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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가지 않았던 길’..금리인상에 대비할 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가계빚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가계부채의 핵심인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이 300조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따른 결과다.

기준금리 인하로 일정수준 대출금리는 내려갈 것이다. 잠시동안 서민들의 숨통이 트이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기준금리가 꾸준하게 내려간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빚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반증일 지도 모른다. 빚의 증가속도가 멈추는 순간 모든 것이 멈출 수도 있다. 저금리에 가계에서는 더 많은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살 것이다. 이러한 대출은 저금리가 유지되고 일자리가 보장되는 동안은 안전하다.
 
하지만 금리가 상승하거나 일자리를 잃는 순간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날아갈 수 있다. 이른바 가계빚 몰락의 공포다. 저금리가 조금 더 유지되거나 금리가 조금 더 내려간다면 일시적으로 아파트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그만큼 빚으로 유지되는 가격체계는 문제가 많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돈의 가치하락 속도가 대단히 빨라진다. 상대적으로 실물을 가진 사람들의 자산가치는 상승할 것이다. 항상 그렇게 반복해 왔다
 
전세난도 더 심화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1%대인 상황에서 기준금리마저 떨어지면 예금금리는 현재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이러면 집주인은 전세보다는 월세로 집을 내놓게 되고, 전세 물건은 점점 적어진다. 자연스레 전세금은 치솟는다. 매매 가격마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 전세금이 매매가의 80~90%를 웃도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는 나중에 금리를 인상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고성장·고물가 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은이 디플레 파이터(deflation fighter)’가 돼야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지금 한국경제는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고 있다. 지금까지 왜 1%대의 금리가 없었는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1% 금리는 정상적인 금리가 아니다. 언젠가는 정상으로 회귀를 할 것이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 때 준비되지 않은 서민들은 평생동안 알뜰하게 모은 전 재산을 모두 다 빼앗기게 될 지도 모른다. ()라는 것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옮겨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가 어려울 때 내 재산이 누군가에게 옮겨간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개념적으로 보면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자국 통화가치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렇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췄다고 해서 원화 강세가 진정될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중앙은행들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쓰고 있는 탓이다. 오히려 외국 중앙은행들은 한은보다 훨씬 강도 높은 유동성 확장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과 유로존 국가들은 중앙은행의 돈풀기 정책을 통해 나타난 자국 통화 약세가 무역수지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즐기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원화의 상대적 강세를 막는 효과는 강하지 않을 것이다.
 
내수는 더욱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투자와 소비 부진의 원인이 고금리에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사상 초유의 저금리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가계가 쌓아놓은 부채 규모가 크고, 세계화의 진전으로 기업의 해외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 내수 부진의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조금 더 떨어진다고 해서 내수가 회복될 것 같지는 않다. 정책당국과 금융당국이 더욱 고민해야 하는 한 여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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