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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블루 오션, 세계 언어시장이 한글을 기다린다
새로운 블루 오션, 세계 언어시장이 한글을 기다린다
  • 신부용
  • 승인 2016.03.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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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용칼럼>지난해 우리는 234개국에 총 5,267억달러어치를을 수출하여 세계 6위의 수출국이 되었다. 이를 위하여 우리 수출업체들은 수많은 박람회와 콘퍼런스에 참석하였을 것이며 각국에 홈페이지를 꾸미고 이메일과 각종 SNS, 그리고 크고 작은 상담을 통하여 결국 수출계약을 따 냈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틀어 마치 전류처럼 흐른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각종 언어의 말과 글자이다. 전류가 나라에 따라 다른 전압으로 흐르듯이 이 흐름도 국경을 지날 때마다 다른 언어로 변하게 되어 특화된 기술과 전문가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세계 언어가 7,000개나 되니 이 과업은 결코 쉽지 않아 ‘언어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분야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언어산업은 일종의 국가 전략산업이라 미국과 영국은 각 2개, 중국과 일본은 각 1개씩의 공영 언어서비스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세계에는 18,000 개에 달하는 언어서비스 회사들이 있어 세계화 및 지역화협회 (GALA, Globalization & Localization Assoc.)를 결성하고 있다. GALA 회원사들은 지난 해 연 40조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최근 수년 간 8%라는 높은 성장률에 고용률도 높아 유럽연합에서만 350,000 명의 통번역사가 활약하고 미국에서는 3,000개 이상의 회사에 55,000 명의 상근 직원이 일하고 있다. 세계 20대 언어서비스 회사 중에 6개가 미국에 있으며, 영국이 4개, 그리고 중국과 일본이 각 2개씩 차지하고 스웨덴, 캐나다 등 6개국이 하나씩 갖고 있다. GALA는 언어교육 사업을 포용하지 않고 있어 이를 포함할 때 실제 세계 언어산업은 훨씬 더 큰 규모이다.
 

  언어산업은 언어기술(Language Technology)이 받쳐주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어기술이라면 단순히 통번역을 위한 전산처리 기술로 생각했다. 그러나 무역과 콘퍼런스 등 국제활동의 팽창으로 이 분야의 업무가 다양해졌고 전자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언어기술은 나날이 전문화되고 고도화 되어가고 있다. 번역만 하더라도 언어간의 번역에 그치지 않고 지역별로 전문용어나 철자법, 시간이나 도량형 표현이 다르고 써서는 안 되는 표현이나 색깔 등이 있을 수 있어 그 지역 특수성과 문화적 정서적 전통을 감안하여 ‘지역화(Localize)’하여야 한다. 그래서 ‘번역’이라는 말 대신 ‘지역화’ 라고 표현한다.
 

  세계 6위 수출국인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떠한가? 아직 언어산업이라는 어휘가 검색이 안 될 정도로 깜깜한 상태이며 언어회사로는 미국에서 교포가 설립한 한 회사의 지사가 있을 뿐이다. 결국 우리 수출업체들은 필요한 언어서비스를 외국회사의 손을 빌리거나 아니면 자체적으로 어렵게 처리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는 언어산업의 최강국이 될 충분한 저력을 갖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상기한 언어산업의 매출액 40조원 중 30조원은 언어기술에 대한 지출이었는데 현재의 언어기술은 거의 전부가 영어를 기반으로 하는 IT기술로써 로마자의 한계성에 부딪쳐 있다. 이 한계성을 우리의 문자 한글과 최고의 IT기술로 극복하여 세계 언어기술의 강자가 될 수 있다.
 

  언어기술에서 로마자의 한계성이란 무엇인가? 미국사람 중에는 ‘거얼’ 이라고 말은 하지만 철자법을 몰라 글자로 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말과 철자법을 따로 배우기가 어려워 미국 성인의 21%가 문맹이라는 것이다. 로마자를 쓰는 다른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어로 부인을 妻子(치즈)라고 하는데 로마자 병음으로 qizi 라고 써야 한다. 따로 배우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문제는 이들이 로마자 대신 한글을 쓰면 해결되겠지만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컴퓨터 기술이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즉 이들이 말을 하면 어떤 언어가 되었건 컴퓨터 내부에서 일단 그 발음을 한글로 받아 적고 이것을 그들의 철자대로 고쳐서 보여 주면 되는 것이다. 이 원리로 로마자의 한계성을 해결함으로서 현재의 언어기술을 혁신시킬 수 있다. 이것은 필자의 환상이 아니다. 세종대왕이 묻어 놓은 우리의 지하자원을 발굴하는 것이다.
 

  한글만이 아니다. 우리말도 우리의 큰 자원이다. 한국어는 60% 이상의 어휘를 중국어와 공유하고 있어 우리는 세계 어느 국민보다도 중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지나칠 정도로 영어 어휘를 차용하고 있어 그 자체로 보면 문제이기는 하나  한 편 그 덕으로 영어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스위스와 네델란드는 대부분의 국민이 5개 국어를 구사하여 서구 문물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구사한다면 우리나라는 동서양 언어 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단언컨대 일본이나 중국은 이런 꿈을 꿀 수 없다.
 

  이렇게 우리말과 한글은 역사적 숙적인 중.일을 이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이며 세계 언어시장은 분명 우리에게 펼쳐진 블루 오션이다. 우리는 그간의 피나는 노력으로 영어로 된 기술을 거의 따라 잡았지만 그들의 무기를 쓰는 한 그들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로마자는 분명 한글의 적수가 못된다. 한글을 무기로 한다면 능히 이들을 이길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한글산업을 일으키자.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신부용 ( shinbuyong@kaist.ac.kr )
    필자는 서울공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교통공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유치과학자로 귀국하여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교통연구부를 창설하고 이를
    교통개발연구원으로 발전시켜 부원장과 원장직을 역임하며 기틀을 잡았습니다.
    퇴임후에는 (주)교통환경연구원을 설립하여 운영하였고 KAIST에서 교통공학을 강의하는 한편
    한글공학분야를 개척하여 현재는 IT 융합연구소 겸직교수로서 한글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우리나라 교통정책,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정책, 도로위의 과학, 신도시 이렇게 만들자,
    대안없는 대안 원자력 발전 등  여럿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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