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삼성센터서 삼성 자금의 정씨 지원서 송금 업무 담당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일가와 직접적인 거래로 연결된 KEB하나은행에 비상이 걸렸다. 또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도 각종 의혹과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며 긴장된 분위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 확대되는 가운데 비선 실세 중 한 명인 차은택씨가 관여한 정부의 창조경제 사업이 일부 좌초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관련 금융 지원 사업에 참여했던 국책은행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외화지급보증서(스탠바이 신용장)을 발급해 독일에서 약 3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KEB하나은행의 외화 대출 시스템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KEB하나은행 측은 이 건과 관련해 이미 충분히 해명을 내놓은 상태다. KEB하나은행에서 지금까지 외화지급보증서를 발급 받은 고객은 총 6,975명이고 이 중 개인 고객도 약 11.5%인 802명에 이른다. 일각의 의혹 제기처럼 수출입기업들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얘기다. KEB하나은행은 또한 외화지급보증서는 정씨의 부동산 담보를 취득 후 발행한 건이며 금리 수준에도 특혜는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은 이 같은 형태의 개인 외화 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데다 대출자가 10대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분분하다. A은행 관계자는 “개인한테도 외화지급보증서를 통한 대출이 나갈 수야 있지만 소득 증빙이 안 되는 19세의 여자에게 이런 대출을 해주는 것은 이례적인 일임에는 틀림없다”며 “보증료 등에서 과도한 할인은 없었는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씨 일가의 주거래 은행이라고 볼 수 있는 KB국민은행 또한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씨는 미승빌딩과 강원도 평창 땅 등을 담보로 KB국민은행으로부터 5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간 것으로도 전해진다. 최씨는 지난달 30일 귀국 후 검찰 출석 전에 은행에 가서 돈을 인출했는데 이때 이용한 은행 역시 최씨의 언니 최순득씨가 소유한 승유빌딩에 입점함 KB국민은행 봉은사로지점이다.
삼성 자금의 정씨 지원에서 송금 업무를 담당한 것은 우리은행 삼성센터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지난해 최씨와 딸 정씨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 스포츠’에 280만유로(당시 환율 기준 약 35억원)의 돈을 송금했고 이 돈은 다시 독일의 여러 은행에 보내져 정 씨 지원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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