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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나비효과’
트럼프의 ‘나비효과’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7.01.2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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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美 대통령과 韓 주식시장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가 날개를 한 번 퍼덕인 것이 긴 시간이 흐른 후 미국 뉴욕을 강타한다. 한번 날갯짓이 대기에 영향을 주고 또 이 영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된다. 결국 나비 한 마리의 존재가 허리케인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이것이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이다.

'작은 사건 하나에서 엄청난 결과가 나온다'라는 뜻이다. 지구 한쪽의 자연 현상이 언뜻 보면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먼 곳의 자연과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나비 효과는 과학 이론이었으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광범위한 용어로 사용된다.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북미 지역의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탈이 확대됐다. 트럼프의 취임 연설에서 시장이 기대하던 구체적인 경제정책 내용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정책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시장에선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는 거래가 활발해졌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취임 때까지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들은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개미들이 작년 주식시장에서 낭패를 본 것도 한미약품에 집중 투자한 영향이 컸다. 한미약품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역발상 투자’, ‘묻지마 투자등을 내세우며 외국인들이 던진 주식을 고스란히 사들였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가 2,090선을 넘어서는 등 상승 흐름을 탔지만, 개미들이 장바구니에 담은 종목들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탓이다. 단기 수익 전략에 골몰했던 것도 패인이다.
 
빈면 기관과 외국인들은 개인들과는 다르게 짭짤한 재미를 봤다. 이들은 반도체·철강·화학·은행 등 업황 호조가 전망되는 종목들을 골고루 쓸어 담았다. 그 덕분에 연말·연초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개미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컸던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지 못하고 단기수익 전략을 쓰다가 손해를 본 것이다. 정보의 차이로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한 이유도 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들은 반도체·철강·화학·은행 등 업황 호조가 전망되는 종목들을 골고루 담으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지난 해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했다. 반면 어김없이 기관과 외국인만 웃었다. 기관수익률은 ‘29.61%인 반면 개미수익률은 -12.97%였다. 주가가 큰 폭으로 뛴 현대중공업, SK하이닉스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덕분에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30%에 가까웠다. 평균 10%대 수익률을 낸 외국인도 압도하는 수준이다.
 
반면 마이너스로 가득 찬 성적표를 받아든 개미들은 눈물을 머금었다. 개인이 많이 산 10개 종목 중 플러스 수익률을 낸 것은 단 1개 종목에 불과했다.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정보력이 떨어지고, 장기 안목없이 단기차익만 쫓는데다, 업황호전 등 숲을 보기보단 값싼 주식을 선호하는 것이 투자필패의 악순환을 부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개인들은 정보력에서 우위에 있는 기관과 외국인에 밀릴 수 밖에 없다. 또 단기차익에 집중해 투자하는 경향도 저조한 수익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주식을 예측하는 일은 ()의 영역에 속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질 수는 있다. ‘예측불허트럼프의 등장이 바다 건너 우리에게 혹시라도 긍정적인 '나비효과'로 나타나면 어떨까. 트럼프 변수가 올해 한국 주식시장, 나아가 개미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반응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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