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파레토 법칙'의 사회
新 '파레토 법칙'의 사회
  • 정종석 발행인
  • 승인 2017.01.3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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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20’ 고착화..양극화 문제 해소해야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발행인] 생태학자들이 개미를 유심히 관찰한 결과 분주하게 줄을 지어 움직이는 개미 중에 열심히 일하는 개미는 20%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냥 왔다 갔다 하는 개미가 60%인 반면 완전히 게으름을 피우는 개미가 20%나 됐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는 개미만 따로 모아 보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거기서도 똑같은 비율의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른바 '2-6-2 법칙'이다.

파레토의 법칙은 이탈리아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1897년에 '8020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이론이다. 20%의 사람이 이탈리아 국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요한 소수와 하찮은 다수의 법칙'이라고 불리어지기도 한다. 파레토의 법칙은 부의 불균형, 극심한 분배구조의 취약성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파레토의 분석처럼 ‘8020 법칙이 고착화하는 걸까. 하위 20% 의 소득이 대폭 줄고 상위 20%의 소득이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 해 3분기 도시에 사는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폭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고소득층의 소득은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도시의 빛과 그림자' 하위 20% 소득 대폭 줄고 상위 20% 증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해 3분기 도시(·면을 제외한 동 단위)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 하위 20% 이내인 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143만원으로 1년 전보다 6.0%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3분기 7.8% 감소한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5분위 소득 증가 폭은 20152분기 3.2% 증가한 이후 1년여 만에 최대다. 저소득층 소득의 감소는 소비지출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1분위 계층의 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1.9% 줄어든 128만원에 그쳤다. 1분위 소비지출 감소 폭은 5개 분위 계층 중 가장 큰 것이다.
 
1분위 소득은 지난해 1분기 6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3분기 연속 줄어들고 있다. 감소 폭도 2.6%(1분기), 4.7%(2분기) 등으로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1분위 소득이 줄어들면서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 지출을 제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도시생활의 빛과 그림자'가 극명해지는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는 소득의 비대칭 속에서 열정페이(熱情Pay)’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 열정페이는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 줬다는 구실로 청년 구직자에게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무급 또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신조어다.

 

소득 비대칭 속의 열정페이’..우석훈 박사의 '88만원 세대'

 
지난 2007년 출간된 우석훈 경제학 박사의 '88만원 세대' 라는 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에 등장하는 현재의 10대와 20대에 해당하는 세대. 88만원은 20대의 95%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 아래 비정규직 평균임금 119만원에 20대 급여의 평균비율 74%를 곱한 수치이다. 유럽의 '1000유로 세대'에 해당된다.
 
2080이라는 파레토의 법칙은 다양하게 적용된다. 20%의 인구가 80%의 돈을 가지고 있고, 20%의 핵심 인력이 80%의 일을 하고 20%의 고객이 80%의 매출을 올려주고 20%의 핵심 제품이 80%의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80%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20%를 찾아내어 집중 투자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20%의 소수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80%가 나머지 20%의 부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는 주장이 파레토가 주창한 ‘2080 사회이론이다. 전체적인 성과의 대부분이 몇개의 소수 요소(혹은 엘리트)에 의존한다는 파레토의 법칙은 웹 2.0 시대를 맞아 퇴장하고, 그 자리를 하찮은다수가 전체를 주도하는 롱테일(long tail) 법칙이 대체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탐욕스러운 금융자본가들을 향한 대중의 분노, 지난 해 미국 대선에서 샌더스와 트럼프의 돌풍이 그것이다. 또 영국이 유럽공동체(EC)에서 탈퇴한 브렉시트의 사례를 보자. 영국에서 소수 엘리트집단에 편중된 부와 기회에 대한 국인의 분노 표출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 이를 롱테일(long tail)’ 시대의 도래라고 설명한다.
 

개인사업자의 양극화 심화, 대기업의 골목상권 장악,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옥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현실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개인사업자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로 취업이 어려운 고령자와 여성, 파트타임 근로자가 자기 가게를 열어 영세한 자영업자가 된 점을 꼽는다. 기업형 슈퍼마켓이나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제과점처럼 대기업이 자금력과 마케팅 능력을 앞세워 골목상권을 장악한 것도 원인이다. 재벌들에 대한 과도한 경제력 집중에 대해서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고, 이 사이 재벌들은 문어발처럼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휘감으며 옥죄고 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는 지금 대선주자들은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를 해소할 경제정책을 놓고 과연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 후보가 열정페이에 이어 워킹맘피해 사례를 접수받기 시작했다. 일부 후보들은 소셜 미디어에 강한 장점을 살린 독자적인 민생행보로 다른 대선주자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후보가 열정페이 피해사례를 접수한 결과 하루 만에 500여건이 접수됐다.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워킹맘들도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취직이 되지 않아 설날에도 귀향을 하지 않고 공무원시험 준비에 매진하는 청년들이 많다. 취업난이 계속되다 보니 정규직 취업을 하지 못한 채 인턴 자리만 맴맴 도는 일도 적지 않다.이른바 100만 청년백수의 시대다.
 
역대 대선에서 후보자들은 저마다 빈부격차 해소와 경제민주화를 외치다가 집권 후 슬그머니 꼬리를 빼고 말았다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정치적 제스처 만으로는 안된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횡포에 정치권이 손을 든게 아니라면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해서 공약해야 한다. 사회적 담론을 거쳐서 대권후보들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공평한 사회의 구현과 함께 양극화 해소문제가 아닐까 싶다.

 

<필자 소개>

정 종 석 (elton2023@hanmail.net )

금융소비자뉴스 대표기자/발행인

한국언론학회 회원 (언론학박사)

한국언론인연합회 부회장

(전)세종대/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전) 동아TV 대표이사 사장

(전) 서울신문 베이징특파원/경제과학부장/정치부장/편집부국장/광고마케팅국장

* 저서 : 언론국제화의 마피아들(공저/나남,1995년)

* 논문 : 디지털 다채널 시대 - 채널브랜드 이미지가 광고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박사학위, 세종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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