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과 ‘재벌개혁 전도사’인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그리고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후보를 도왔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를 동시에 영입했다.
하지만 정체성이나 정책 노선이 다양한 이들을 진공청소기처럼 흡수하다 보니 캠프의 색채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의 멘토단 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페이스북에 “도대체 문 전 대표 캠프의 경제정책 지향점이 뭔지 혼란스럽다.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비판했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김광두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불렸던 국가미래연구원을 이끌며 2012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경제 과외학습을 담당했던 보수 성향의 인물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당선 뒤엔 박근혜 정부의 경제개혁 실패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등 거리를 뒀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자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상조 소장은 재벌의 편법·불법 상속과 전근대적 지배구조 등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해온 진보적인 경제학자다. 최근에는 이론적 선명성보다는 현실적인 변화 가능성에 초점을 둔 개혁 방안을 제기해왔다.
김 원장과 김 소장은 2015년부터 진영 논리를 벗어나 변화와 개혁을 이룬다는 목표로 ‘보수-진보 합동토론회’를 열어왔다. 김호기 교수는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의 정치혁신포럼 대표를 맡은 바 있으며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협치와 대타협을 주장해온 중도진보 성향의 사회학자다.
세 사람은 문재인 캠프에 신설되는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등을 통해 마련된 다양한 정책 의견 등을 조정하고, 경제위기 대응 등 구체적인 공약을 마련하는 데 자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진보나 보수 각각 다른 진영에서 봐도 ‘저 사람이면 믿을 만하다’라고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분들을 영입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에선 과도한 ‘세(勢) 과시’란 비판 속에서도 인재영입 작업에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인수위 없이 출범하는 차기 정부가 순항하기 위해선 좋은 인재풀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