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손해보험 업체인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키로 했다. 그러나 당국의 압력에 떠밀려서 인하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화재 안민수대표와 서울 서초동 사옥 전경.
[정진교 기자] 삼성화재(대표 안민수)가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에 밀려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 지 7개월만에 또다시 보험료를 낮추기로 했다. 한 회사가 1년 새 두 차례나 보험료를 인하한 것은 유례가 드문 일이다.
삼성화재의 이번 인하로 문재인 정부 들어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로 결정한 곳은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 동부화재, 현대해상, 삼성화재 5곳으로 늘었다. 손보 업계 ‘빅4’로 불리는 삼성·동부·현대·KB 중에서는 KB손보를 제외한 3곳이 인하를 결정했다. KB손보도 자동차보험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이 개선됨에 따라 이번주 내에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 중후반선에서 인하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31일부터 평균 2.3% 인하한데 이어 7개월 만이다.
삼성화재는 2015년만 해도 손해율이 82.6%에 달했지만 지난해 외제차 렌트비 현실화와 경미사고 수리비 지급 기준 신설 등 제도 개선 효과로 80.9%로 낮아졌다. 손해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보험사는 영업손실을 보게 된다.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이 되는 적정 손해율을 78% 내외로 보고 있다.
삼성화재의 올해 1~5월 누적 손해율은 75.9%로 지난해 말 보험료 인하에도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 보험료 추가 인하를 검토해 왔다. 삼성화재 뿐만 아니라 KB손해보험도 손해율이 78% 내외로 떨어져 이번주 중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해보험사 중 '빅4'를 포함한 6개 회사가 자동차보험료를 낮추게 된다.
올들어 동부화재(평균 1.0%), 현대해상(평균 1.5%), 메리츠화재(평균 0.7%), 한화손해보험(평균 1.6%)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제도개선 효과 등으로 손해율이 빠르게 개선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여력이 있는 회사는 보험료를 조정하고 있다"며 "다만 추후 손해율이 악화될 경우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바로 보험료를 인상할 수는 없어 고민이 깊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