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카카오계좌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이것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카카오뱅크 이용을 꺼리도록 해 ‘카뱅 붐’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에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 하나로 쉽게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도 받을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소비자들의 계좌개설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만큼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4일 금융계와 금융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모 국내 최대 온라인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는 카카오뱅크 계좌로 돈을 보냈다가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민원성 댓글이 다수 올라있다. 대포통장으로 입금됐기 때문에 구매대금만 날리고 물건은 받지 못한 것이다.
이런 사례는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측에는 벌써부터 이런 대포통장을 이용한 범죄와 관련한 경찰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뱅크의 한 직원은 " 상당수 고객들이 사기를 당해 어떻게 해결했으면 좋겠느냐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대부분이지급정지요청을 합니다. 경찰에서도 인터넷 사기계좌와 관련한 범죄행위가 잇따르자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에서는 계좌 개설이 너무 쉽기 때문에 대포통장에 의한 사기행각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뱅크는 선택적으로 공인인증서와 영상통화가 필요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신분증과 타 은행 계좌만 있으면 손쉽게 개설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대표는 “ 편리성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계좌 개설과 대출 시스템만 강화하다 보니까 역작용. 소비자피해, 범죄에 악용 부분은 미처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것같습니다. 하루빨리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 범죄 악용 계좌라는 오명이 퍼지게 되면, 일반 소비자들도 이용을 꺼리게 되어, 어렵게 일어난 긍정적인 ‘카카오 효과’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에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