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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준금리 '오리무중'…동결 6 vs 인하 4
8월 기준금리 '오리무중'…동결 6 vs 인하 4
  • 부종일 기자
  • 승인 2012.08.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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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했던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수출과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지난달 '깜짝 인하 카드'를 내밀었던 한은이 또다시 인하를 단행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8월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연 3%에서 연 3.25%로 올린 이후 13개월 만인 지난달 0.25%포인트 내린 3%로 결정했다.

6일 금융시장 전문가 10명에게 기준금리 향방을 물어본 결과, 6명은 금리 동결을, 4명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달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오는 9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내릴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금통위, 운신의 폭을 남겨둘 것"

기준금리 인하보다 동결론이 소폭 우세한 것은 부정적 경기 인식이 심화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지난 달 금융시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경기 악화'에 대한 심각성으로 인식해 뒷걸음쳤듯이 두 달 연속 내린다면 '불안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하와 한은의 부정적인 경제 시각이 민간 주체들의 심리를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며 "만일 8월에 금통위가 연속 인하를 실시하다면 6,7월 중국처럼 경기 우려 시각은 더욱 강화되고, 소비와 투자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오석태 S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총생산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상황도 아닌데 금리를 두 달 연속 내릴 정도로 경제가 나쁘냐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경기 악화를 부인할 수 없는 가운데 저점을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4분기에 한 차례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기만 모락모락 피우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이 8, 9월 중에 경기 부양 정책을 구체적으로 내놓을 지도 지켜봐야 한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채권투자팀장은 "미국과 유럽이 완화적 정책을 펴겠다고 했지만 가시화가 안 된 상태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또 다시 내리기엔 부담스럽다"며 "선진국의 정책 추이를 지켜본 후 9월께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8월 기준금리를 내리면 기축 통화국들이 금융 완화정책을 펼 때 한은 운신폭이 좁아질 수 있는 만큼 한 달 쉬면서 유럽과 미국의 정책 대응 방향을 관망할 것"이라며 "경기 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두 달 연속 내린다면 불안 효과를 증폭시켜 내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 달 건너뛴 9월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5% 오르면서 3년 만에 1%대로 떨어졌지만 경기 악화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로 지난달 수출(통관 기준)은 446억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했다. 이는 2009년 10월(8.5%)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이로 인해 6월 중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 지표도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기 악화 모두 느낀다"..금리 인하 '무게'

따라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쪽에선 이미 경기 악화를 체감하는 상황에서 굳이 시기를 늦출 필요가 없다고 강변한다. 물가가 낮은 데다 경기 지표가 나빠진 상황에서 '부양'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기홍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박사는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 정도로 이 추세로 간다면 하반기대 2%대 중반이 될 것"이라며 "물가가 낮은 상황에서 이달에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이 2%대가 안 돼 인하를 막을 수 있는 명분이 없고, 자산 디플레이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현 기준금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가계부채 역시 부동산 경기와 맞물려 상환 불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한 상태에서 어느 정도 금융비용 절감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와 건설 투자, 설비 투자가 모두 부진해서 이론적으로 금리를 낮춰서 부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에 한 차례 더 내려서 한은의 기존 역사적 저점 수준인 2%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 곡물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에그플레이션' 우려가 등장했지만 물가 상승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혁수 현대증권 채권전략팀장은 "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물가 상승 우려는 제한적이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에그플레이션이나 이란 쪽에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서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작용할 경우 내년부터 물가에 대한 경계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7일 기준금리(3.25%)보다 낮아진 뒤 금리 인하(3%) 이후에도 여전히 정상 궤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가 2.5%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이 있어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 이후에도 동결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단번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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