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2:45 (금)
대한항공 주총 D-2...'조양호 연임 반대' 대세되나?
대한항공 주총 D-2...'조양호 연임 반대' 대세되나?
  • 강승조기자
  • 승인 2019.03.25 14:44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단체, 연금노조, 기관, 의결권자문사 등 잇따라 가세...국민연금도 여론 무시 어려울 듯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기자] 이틀 앞으로 다가운 대한항공 정기주총에서 조양호 회장이 연임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연금공단 노조, 기관투자가, 국내외 의결권자문사들이 잇따라 반대하면서 조 회장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연임을 막자는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어 '조 회장 연임 반대'가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대한항공 5층 강당에서 열리는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건을 투표에 부친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라 등기이사 재선임은 주총 특별결의인 과반수 출석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현재 조 회장측 우호지분은 33.34%에 불과하다. 주총에 전체 주주의 80%가량이 참석할 경우 최소 20% 이상의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에 시민단체들이 반대표 결집에 나서고 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이 힘을 합쳐 주주들의 반대표를 모으고 있다. 소액주주(지분율 약 56%) 상당수의 위임장을 확보해서 조 회장 연임안 통과를 저지하겠다는 목표다. 이들은 앞서 확보한 주주명부를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조 회장 연임 반대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자문사들도 조 회장의 반대편에 섰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국내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연구소 등은 조 회장이 위법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사 재선임에 반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해외연기금들이 이런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다. 캐나다연기금투자위원회(CPPIB), 브리티시컬럼비아주투자공사(BCI), 플로리다연금(SBA Florida)이 조 회장 연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국내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할 것으로 권고했다.

마지막 키를 준 곳은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 뿐만 아니라 기타 위탁운용사와 기관투자자 등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까지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결정은 조 회장 연임 표 대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1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했다. 국민연금은 주총 전까지 홈페이지에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개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이 참여연대 등과 합세하면 조 회장 연임안의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연금은 아직 분명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10%룰'에 걸려 있어 의결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면 지난 6개월간 주식거래로 벌어들인 차익을 모두 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시민단체와 의결권자문사, 해외기관들이 모두 반대를 하고 있어 이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조 회장 일가가 회사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데다 한진가(家) 갑질 논란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워낙 악화한 만큼 국민연금이 기권을 행사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열린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의 조양호 회장 이사연임 반대 주주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오른쪽 다섯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25일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열린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의 조양호 회장 이사연임 반대 주주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노동조합(노조)은 "연금공단이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반대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3개 연금공단 노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은 2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 북부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27일 열리는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 회장의 이사 연임 시도는 저지돼야 한다"며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한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연임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뜻에 따르는 당연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금 운용 목적에서 '공공성을 고려한다'고 밝히고 있는 사학연금 역시 국민과 가입자의 뜻에 따라 연임 반대의결을 해야 한다"며 "공무원연금 역시 사회 공익을 위한 기금 운용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상식 이하 '갑질'은 이미 국민적인 지탄의 대상이 됐다"며 "그런데도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이사 연임 안건을 버젓이 상정시켰다. 경제 정의와 사회 공익이 도전받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총을 통해 사회 공익을 실현하는 연금 기금 운용의 전환점이 마련돼야 한다"며 "연금공단은 이러한 의결권 행사 사실을 공개적으로 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