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21:30 (일)
WTI 원유선물 ETF '제2의 DLF' 되나?...투자자, 삼성자산운용에 소송전 예고
WTI 원유선물 ETF '제2의 DLF' 되나?...투자자, 삼성자산운용에 소송전 예고
  • 백종국 기자
  • 승인 2020.04.27 17:2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 "투자자 보호 조치" 주장... 블룸버그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 대량매각으로 유가 폭락"
▲WTI 선물연계 파생상품들이 유가폭락과 운용사의 운용방식 변경 등으로 투자자의 피해를 키우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WTI 선물연계 파생상품들이 유가폭락과 운용사의 운용방식 변경 등으로 투자자의 피해를 키우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국내 대표적인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 '불완전 판매'의 오명을 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전철을 밟아가는 모양새다.

유가 대폭락과 기초지수와 시장가격의 심각한 괴리로 ETF, ETN의 잔존가치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불완전 판매'라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WTI 선물 연계 ETF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지난 23일 삼성자산운용이 ETF 운용방식 변경에 따른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피해자 인터넷 카페 개설, 소송 등 집단 대응에 나섰다. 지난 24일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피해를 호소하고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회사 측이 상품 설명서와 다르게 임의로 ETF 구성 종목을 변경함으로써 주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 ETF는 WTI 원유선물 6월물 위주로 구성돼 있었는데, 여기에 7·8·9월 등 다른 월물의 원유 선물이 사전 공지 없이 편입되면서 투자자들의 손해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6월 인도분 WTI는 최근 이틀 연속으로 20% 가까이 반등했으나 운용 방식을 변경한 데다 단일가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코덱스 WTI 원유선물 ETF는 지난 23일 하루 4.29%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측은 운용방식 변경이 투자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원유선물의 가격이 마이너스로 진입할 경우 투자자는 투자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으며 해당 ETF는 정상적으로 운용될 수 없다"면서 " 이러한 이유로 ETF는 투자 원본 이상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운용 방식을 변경하여 기초지수 구성종목(현재 기준 6월물)과 다른 월물의 원유 선물을 편입하였다"고 밝혔다.

해당 ETF는 만기가 가장 가까운 선물로 구성되는 기초지수의 변동률과 유사하도록 운용하는 ETF로서 그동안 최근월물을 주로 편입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른 월물의 상품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구성 종목 변경을 미리 고지하면 이상 매매나 추적매매를 유발할 위험이 있어서 기관 입장에서는 예고하기가 쉽지 않다"며 사전공지를 하지 않은 이유를 전했다.

하지만 피해 투자자들은 "급격한 원유가격의 변동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목적한다고 하였으나, 결과적으로 투자자 이익을 침해 또는 비중교체의 정확한 시점과 내용에 따라서는 편취한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원성을 높이고 있다. 향후 하락과 동일한 비율의 원유가격 상승이 추후 일어나게 되더라도 원래대로라면 회복할 수 있는 손실을 더 이상 회복할 수 없게끔 되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지난 22일자 기사를 통해  22일(한국시간 23일) 새벽 WTI 6월물 원유선물 가격 폭락 과정에서 세계최대 오일펀드인 USO와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이 선물계약을 대거 매각하면서 가격폭락을 부추겼을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삼성자산운용의 입지는 더 불리해진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USO가 이날 9만670건의 6월물 선물계약을 내다팔았고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은 대략 2만건을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원유선물 폭락에 따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삼성 스탠더드앤드푸어스 GSCI 원유선물 ETF는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22일 46%나 폭락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원유연계 레버리지 ETN 판매가 불완전 판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ETN 판매사들이 "막대한 금액의 ETN 펀드를 운용하면서 LP공급자로서의 성실의무를 위반하여 가격이 순자산가치에 비해 과대하게 부풀어지는 상황을 방치하였고 이런 사실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매매 전 고지를 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를 하였다"는 것이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투자자는 "증권사는 약관에 공지한 대로 환율 리스크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하방리스크에 대한 레버리지 축소/포지션 청산 또는 헤지를 했어야 했다"면서 "미국 상품거래소인 CME는 4월에 원유 5월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수차례 경고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품 구조상 직접 실물을 담지 않고 벤치마크 인덱스에 따라 투자자한테 수익(손실)을 주기로 약정한 특수성을 감안 4000억원의 투자자 자산을 편취하고자 **증권 및 **금융투자가 충분히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고의로 상장폐지로 유도했을 모럴해저드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원유 ETN이 조기에 자진 청산돼 투자자 손실을 줄인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스템은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 전으로 한국거래소는 이의 도입을 위해 제도 개선을 검토 중임을 밝힌 상황이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