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기존 시중 은행권에서도 온라인으로 클릭이나 터치 몇 번이면 수 분 안에 돈을 빌리는 '비대면' 신용대출의 비중이 마침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으로 대츨을 갈아타려는 고객으 막기 위해 전통적 은행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를 낮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은 지난 8월 모두 15만4432건, 5조3820억원의 신규 신용대출을 집행했다. 이 중 영업지점이 아닌 온라인 비대면으로 이뤄진 신용대출은 50.9%인 7만8612건에 이르렀다. 대출 금액은 44%인 2조3670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만 4대 은행에서 비대면 신용대출의 비중은 건수로 6.3%포인트(p), 금액으로는 9.9%포인트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은행에 따라서는 최근 비대면 신용대출 비중이 60∼70%대에 이른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은행의 경우 8월 신규 신용대출 3만9551건 중 71.8%인 2만8394건이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금액으로는 1조3450억원 가운데 58.9%인 7925억원이 비대면 신용대출이었다.
이처럼 비대면 신용대출이 '대세'로 자리 잡은 데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존 시중 은행보다 싼 금리로 비대면 대출 고객들을 대거 유치한 것이 동인이됐다. 하자 기존 은행들도 금리 조건이 유리한 비대면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9월 28일 기준으로 A 은행의 비대면 신용대출 대표상품의 최저 금리는 2.38%(1억원, 1년 만기 기준)로, 대면 신용대출 대표상품(3.41%)보다 1%포인트 이상 낮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운영과 관련한 고정비용이 없고 필요 인력도 적은 인터넷 은행들이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는 바람에 기존 시중은행으로부터 인터넷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수요가 많다"면서 "전통적 은행들도 고객을 무방비 상태로 뺏기지 않으려면 비대면 대출 상품에 금리 혜택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