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단체에 보험민원 맡긴다고?"...당국-업계 '짝짜꿍' 밀월 우려
"이익단체에 보험민원 맡긴다고?"...당국-업계 '짝짜꿍' 밀월 우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4.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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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민원 업무, 보험협회로 넘긴다는 것은 소비자보호 아니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어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보험 민원을 금융감독원이 아닌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중재할 수 있도록 법안이 개정된다고 한다. 기존에는 금감원 만의 권한이었던 민원 업무를 협회로 이관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금감원과 협회 모두 '윈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감원은 과중한 업무를 덜고, 협회는 인원과 예산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보험사들도 손해율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을)이 발의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보험협회가 민원처리 및 분쟁의 자율조정 및 상담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상 보험 고객은 해당 금융회사 직접 민원을 넣거나 금융감독원,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금감원의 권위와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대부분의 보험 민원이 금감원에 접수된다.

금감원의 인원에 한계가 있다보니 모든 민원을 처리하는 게 쉽지 않다. 최근 5년간 전체 금융 민원의 60%를 보험 민원이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김 의원이 희망하는대로 입법취지가 그대로 달성될까. 법안대로 보험 민원을 생보, 손보협회가 처리하게 된다면 금융소비자들에게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금융소비자연맹(회장 조연행)은 김한정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보험상품의 불완전판매 등을 없애서 보험민원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금감원이 손을 떼고 이익단체에 민원내용을 해결하라는 것은 황당한 해결책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보험소비자들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이유는 보험사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들어주지 않고 거부하거나 보험사를 신뢰하지 못해 정부기관인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데 있다.

금융감독원 민원처리 절차나 방식, 기간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차고 넘치는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 보험민원 업무를 보험사 이익단체인 보험협회로 넘긴다는 것은 보험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 아닐까.

보험은 상품구조나 판매단계가 복잡해 소비자 민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보험 관련 민원은 전체 금융민원의 62%를 차지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민원을 처리하는데는 2~3개월 가량이 걸린다.

따라서 민원처리 기간을 단축시키고 중립적, 객관적 입장에서 신속 정확하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분쟁을 조정해 민원을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 금융소비자법의 시행에 맞춰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를 근절시켜 민원발생율을 줄이는 노력도 해야 한다.

지금 보험업계가 실손보험 등의 민원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분쟁 담당 인력은 한정돼 있다. 민원 처리에 소요되는 기간이 점차 길어지는 추세인 것은 맞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금감원과 생보-손보협회, 보험사는 모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제도개편이 될 수도 있다. 실제 개정까지 이어질 확률도 높은 편이다

문제는 감독기관과 업계가 이해가 일치한다고 해서 금융소비자보호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서로가 편의주의로 '짝짜꿍'해서 소비자를 우롱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발의 법안은 민원발생의 원인이 보험사인데 보험사의 이익단체인 보험협회에 민원을 넘기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나 할까. 바로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절대로 통과돼서는 안 될 법안"이라는 항변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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