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으로 공모 청약에 참패한 크래프톤의 주가가 상장 첫날 급락하면서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오후 1시 4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크래프톤은 시초가 대비 3.46%(15500원) 내린 43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는 공모가(49만8000원)보다 11.03%(4만9500원) 낮은 44만8500원에 형성됐는데 이보다 더 떨어졌다.
상장 직후 크래프톤은 장 초반 급락하며 오전 10시경에는 공모가보다 20% 가깝게 낮은 40만500원까지 하락폭을 넓혔다.
업계는 크래프톤의 이 같은 부진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비교기업으로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과 같은 글로벌 기업을 제시하면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금융당국은 크래프톤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크래프톤은 공모 희망 밴드를 약 10%가량 낮췄다. 그럼에도 크래프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15대 1에 불과했고, 일반 청약 증거금은 5조358억원에 그쳤다.
중복 청약이 불가능했던 카카오뱅크의 58조 원과 비교하면 10%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크래프톤이 고평가됐다는 시각이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24조4000억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27~30배 수준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PER이) 넥슨(20배), 엔씨소프트(22배) 대비 30~40%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라며 “4분기 출시되는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흥행을 가정한 매출처 다변화를 고려해도 게임업 단일 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에서 유지되기는 어려운 밸류에이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물량 압박이 상장 시점부터 상당할 수 있다”며 “다만 PER이 20배에 근접하는 40만원 미만까지 주가가 떨어지면 신규 매수세가 나타날 순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