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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뱅크 1.25조 유상증자 '미스테리'...BIS 자기자본비율 더 악화
K뱅크 1.25조 유상증자 '미스테리'...BIS 자기자본비율 더 악화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2.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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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작년 9월 BIS자기자본비율은 1년 전보다 더 나빠져
자기자본보다 위험가중자산 증가폭이 더 컸기 때문. 85% 넘는 신용대출비중도 큰 원인
새로 끌어들인 사모펀드들에게 약속한 동반매각청구권등도 문제. 자칫하면 제2의 교보생명사태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작년 7K뱅크가 12,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음에도 케이뱅크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20209월말 25.9%에서 작년 9월말 19.82%, 오히려 1년 사이에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력 확충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했는데도, 자본건전성 또는 실질자본력은 오히려 더 나빠진 것이다. 은행의 대표적인 자본건전성 지표인 BIS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합계를 자기자본으로 나누어 구하는 백분율 지표다.

 

케이뱅크의 BIS자기자본비율 변화(% 억원)

 

209월말

219월말

BIS자기자본비율(%)

25.9

19.82

자기자본합계(억원)

4,924

10,223

위험가중자산합계(억원)

19,013

51,578

<자료 금융통계정보시스템>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자기자본합계는 209월말 4,924억원에서 대규모 유상증자의 영향으로 219월말에는 1223억원으로, 1년 사이에 2.08배 늘었다.

반면 분모인 위험가중자산합계는 이 기간중 19,013억원에서 51,578억원으로 2.72배나 늘었다. 위험가중자산의 증가폭이 더 큰 바람에 BIS자기자본비율이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위험가중자산이란 대출금, 미수금, 유가증권 등의 자산들을 위험성에 따라 가중치를 두어 각각 평가해 합산한 금액이다. 부도나 연체위험이 큰 자산이 많을수록 이 수치는 올라간다.

케이뱅크 위험가중자산의 증가폭이 이처럼 가파른 것은 케이뱅크 전체 대출금 중 신용대출의 비중이 아직 높은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전체 대출중 신용대출비중은 209월말 87.8%에서 219월말 약간 85.7%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체 대출금중 신용대출 비중(20219월말 기준 %)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85.7

60.4

23.9

27.0

36.6

<자료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작년 9월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신용대출비중은 23.9%, 신한은행은 27%, 우리은행은 36.6%, 하나은행은 19.9% 수준이고, 경쟁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카뱅)60.4% 수준에 불과하다. 카뱅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사이에 13.45%에서 34.57%로 오히려 크게 높아졌다. 케이뱅크가 대규모 자본확충은 했으나 떼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대출자산은 더 크게 늘어났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수 있다.

작년 71.25조원의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BIS자기자본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은 점도 미스테리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9월말 케이뱅크의 자본총계는 17,275억원에 달한다. 증자 직전인 작년 6월말 4,601억원보다 12,674억원이나 늘어났다. 납입된 증자대금 1.25조원에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 등을 더하면 얼추 맞는 계산이다.

하지만 작년 9월말 자본총계 17,275억원과 BIS기준 자기자본합계 1223억원과는 7,052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어디서 이런 차이가 나는것일까? 케이뱅크는 비상장기업이어서 2020년 감사보고서가 가장 최근 공시자료다. 또 작년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통계들 어디에도 이와 관련된 설명은 없다.

단초는 작년 7월 단행된 대규모 유상증자에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에 동원된 자금들중 일부에 대해 정말로 BIS 자기자본으로 분류할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될수 있기 때문이다.

20174월 문을 연 케이뱅크는 복잡한 주주구성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 등으로 자본금 확충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설립 당시 최대주주였던 KT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문제 등으로 지분을 계열사인 비씨카드(지분율 34%)로 넘겼고, 비씨카드는 빠듯한 자금사정으로 대규모 증자에 참여하기가 어려웠다.

2, 3대 대주주인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도 금융지주법 등의 여러 제약 때문에 역시 대규모 증자 참여가 어려웠다. 대주주들이 증자에 계속 미온적인 바람에 경쟁업체 카뱅은 순항하는 반면 케이뱅크는 돈이 달려 계속 뒤쳐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최대주주 KT그룹과 비씨카드는 작년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들을 유상증자에 새로 끌어들이기로 한다. 사모펀드들은 3자배정 유상증자의 신주인수 방식으로 케이뱅크 보통주 11,153만주를 6,562억원에 인수, 각기 지분율 5% 이상의 대주주들로 떠오른다. 기존 최대주주 비씨카드도 6,537만주의 신주를 4,249억원에 인수, 기존 지분율 34%를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증자 참여를 포기한 우리은행과 NH증권 등의 지분율은 많이 낮아졌다.

 

20217월 케이뱅크 유상증자때 신주인수 규모

 

주식수(만주)

주식인수금액(억원)

베인캐피탈,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들

11,153

6,562

비씨카드

6,537

4,249

<자료 비씨카드 공시자료>

 

문제는 타산에 밝은 사모펀드들이 모두가 꺼리는 증자에 왜 참여했겠느냐는 점이다. 비씨카드 공시자료에 따르면 사모펀드들은 참여의 댓가로 2가지를 요구해 관철시켰다. 하나는 합의한 시점까지 합의한 조건으로 케이뱅크 상장에 실패할 경우 보유주식을 되사달라는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 Right)이고, 또하나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다. 풋옵션은 비씨카드와 케이뱅크가 계약상 중대한 위반을 할 경우 사모펀드 등이 행사하는 것으로, 행사가격은 양측이 합의한 금액으로 한다.

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비씨카드는 사모펀드들이 보유한 주식의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거나, 사모펀드 등에게 합의한 조건의 수익률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 보장수익률이 얼마인지는 공시되지 않았으나 사모펀드들의 특성상 상당한 고수익률일 것으로 추정된다. 의무상장 시점과 조건도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부 언론은 2023년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KT그룹과 케이뱅크는 벌써 케이뱅크의 상장을 서두르고 있으나 내년까지 원활히 상장을 마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뱅의 고평가 논란, 올들어 침체된 상장시장 분위기, 무엇보다도 작년에야 겨우 첫 흑자를 낸 케이뱅크의 영업실적 부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취약한 케이뱅크의 영업구조 등 장애와 변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약속대로 상장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비씨카드와 케이뱅크가 물어줘야할 돈은 보장수익을 포함해 1조원선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 이 정도 부담이면 비씨카드를 넘어 KT그룹 전체에 큰 위협요인이 될수 있다. 상장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할 경우 제2의 교보생명 사태가 되지말라는 법이 없다.

이런 점들 때문에 비씨카드는 동반매각청구권을 이미 1,984억원 상당의 파생상품부채로 계상해놓고 있다. 비씨카드는 콜옵션과 동반매각청구권 및 풋옵션 행사가액이 직전년도 자산총액(3842억원)10%를 초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공시한다고 공시자료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다.

동반매각청구권과 풋옵션의 이같은 독소조항들 때문에 이렇게 조달한 자본 6,562억원이 BIS기준상의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왜 BIS자기자본이 자본총계보다 7천억원 가량 과소평가되었는지 대충 설명이 된다. 그러나 어느 공시자료나 통계에도 설명이 없기 때문에 이 해석이 맞는지는 장담할수 없다.

한편 작년 9월말 기준 케이뱅크의 여신건전성이나 유동성, 연체율 등의 재무지표들도 카뱅이나 일반 시중은행들에 비하면 아직 현저히 좋지않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의 대출금 연체율은 2091.22%에서 2190.38%로 많이 낮아지긴 했으나 카뱅의 0.21%, KB국민은행의 0.14%, 신한은행의 0.24% 등에 비하면 아직 많이 높다.

3개월이상 연체나 부도자산들인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케이뱅크가 0.49%인 반면 카뱅은 0.21%, 국민은행은 0.23%, 신한은행은 0.32%에 각각 불과하다. 한꺼번에 인출사태가 벌어질 경우 은행이 이를 얼마나 커버할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도 케이뱅크는 211%인 반면 카뱅은 3배가 넘는 674%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예금구조도 작년 9월말 기준 저원가의 요구불예금잔액은 아직 1.9억원에 불과한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성예금잔액은 12.3조원에 달한다. 반면 카뱅의 요구불예금잔액은 16조원으로, 저축성예금 12조원보다 훨씬 많다.

IB업계 관계자들은 "케이뱅크의 요구불예금이 작년 4분기에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케이뱅크의 예금구조는 여전히 취약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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