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불명예'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3사 합병 위해 참았다"
'분식회계 불명예'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3사 합병 위해 참았다"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2.03.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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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총서 유선으로 깜짝 등장 연설 "주식 사전증여 안한다, 내가 죽으면 공영기업 수준"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 "주가 35만원 때까지 최저임금...셀트리온 그룹 3사 합병, 회계 이슈로 지연"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가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가가 3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동의했다. 셀트리온 제공.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가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가가 3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동의했다. 셀트리온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내가 죽으면 셀트리온은 거의 국영기업 수준이 될 것입니다. 주변에서 준비를 왜 해두지 않냐는 질문도 하지만, 국영기업이 되는 한이 있어도 사전 증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4년에 걸친 금융당국의 분식회계 조사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행정소송을 포함한 불복 대응을 할 경우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 합병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어 중과실 판단을 감내했다고 밝혔다.

2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막바지에 갑작스럽게 전화 통화를 연결한 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는 떠났지만 대주주로서 말씀드린다"며 "금융 당국의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 판결까지 길어지면 3사 합병을 못 하기 때문에, 불명예스러워도 참고 넘어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이 상장사 3개의 10여 년치 회계 자료를 4년 이상 감리한 건국 이래 처음일 것"이라며 "불복하면 주주들이 원하는 3사 합병이 하세월이기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지난 11일 약 4년에 걸친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 분식회계 혐의를 벗고 거래 정지 위기를 넘긴 바 있다. 금융당국은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따라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중징계, 과징금 등으로 제재 강도가 약화됐다. 당시 셀트리온그룹은 금융당국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지만, 서 회장은 제재 수용의 배경으로 3사 합병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기업 상속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선을 그었다. 서 회장은 "모든 계열사 주식이 모두 제 이름으로 돼 있고 가족들 이름으로 된 자회사 하나 없다"며 "항후 상속세로만 셀트리온그룹은 국영기업이 될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편법적, 불법적으로 사전에 증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서 명예회장은 이날 대주주 입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현재 회사 가치가 저평가 돼있지만 회사 펀더멘털은 여전한 만큼 회사와 후배들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주식회사가 주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다소 어려웠지만 올해 더 좋은 성과를 위해 직원들이 최선을 다할 거라고 믿는다""대주주로서 기업가치 저평가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며 빠른 시간에 과거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3사 합병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3사 합병은 주주들이 원해서 하는 것"이라며 "후배들이 잘 해나갈 것으로 믿지만 반대하는 주주들이 많을 경우 회사가 해당 물량을 모두 매입할 수는 없다. 부디 최대한 많이 찬성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고통 분담 차원...임직원 스톡옵션 자사주로 제공할 것"

한편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이날  정기주총에서 최근 회사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고통 분담을 위해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기 대표는 "주주 고통분담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주가가 언젠가 제자리에 가겠지만 주주들이 힘든 결과를 만든 것에 경영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 수령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기우성 대표와 서진석 이사는 주가가 35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근무하다가 이후에 미지급분을 소급해서 받아야 한다"는 주총 현장에 참석한 한 주주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주주는 앞서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들이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한 점을 언급했다. 

기 대표는 올해부터 스톡옵션 제공 시 보통주를 신규 발행하지 않고 자사주를 활용하라는 주주 요구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실행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 뿐 아니라 소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추후 인수합병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어야 장기적인 '퀀텀 점프'가 가능하다"며 거절했다.

이날 기 대표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매출이 기대보다 부진했던 것에 대해 "미국은 동일 제품이 있는 경우 상당 부분은 자국 제품을 쓰도록 하는 규정이 있었는데 우리 정부는 그렇게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자가면역질환약 '램시마'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저조했고, 올해는 약가 등록이 마무리돼 기대치에 부응하겠다"고 했다.

기 대표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 중인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개발과 관련, "임상 대상국에 시험계획 신청을 해둔 상태이며, 조건부 허가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지만 시점을 특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2021년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셀트리온그룹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일정 지연과 관련, 기 대표는 "회계 이슈가 이번에 마감이 됐어도 계속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합병 검토를 준비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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