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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총리에 한덕수 지명…이제 레이건처럼 설득하고 승부하라
尹, 총리에 한덕수 지명…이제 레이건처럼 설득하고 승부하라
  • 정종석
  • 승인 2022.04.0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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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뉴스 창간 10주년 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16) 엄청난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 극복이 과제, 어느 정부든 처음 2년이 제일 중요

협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설득의 리더십’ 구현, 집권 8년 중 6년이 여소야대 속 집무시간 70% 야당의원들 만나

고 김대중 대통령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균형 주창...이제 분열의 정치 끝내고 통합과 번영을 향한 새 시대 열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을 직접 발표한 뒤 후보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 대통령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 <편집자 주>

정종석 발행인
정종석 발행인

[정종석 칼럼] “지금은 파격이 아니라 안정과 무난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를 낙점한 것은 경제통이라는 전문성을 비롯, 출신 지역과 이력 등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목적 포석일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통령은 총리 후보로 개혁과 추진력을 가진 신선한 인물을 고르는 것이 관행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파격이 아니라 안정, 무난을 선택했다.

윤석열 정부는 오는 5월 10일 역대급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 아래서 출범한다. 국민의힘은 110석에 불과하다. 새 정부를 견제할 더불어민주당은 172석이다. 진보 성향 무소속 6명을 합치면 모두 178석에 이른다. 이 구도가 오는 2024년 4월 총선 때까지 이어진다.

이같은 엄청난 여소야대 상황에서 출범할 새 정부의 초대 총리로서 역량과 자질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인사청문회의 원만한 통과 가능성이다.

만일 한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할 경우 윤석열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치명상을 입고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첫 총리로 내정한 김용준 전 대법관이 낙마, 출범 초부터 심한 내상을 입고 정상적인 정부 출범이 늦어진 바 있다.

어느 정부든 처음 2년이 제일 중요하다. 윤 당선인에게 협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0.73%포인트로 갈린 대선 득표율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만일 '거야(巨野)' 민주당의 반대로 첫 총리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새 정부는 국정 공백을 초래하며 초기부터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윤 당선인으로서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앞으로 한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와 본회의 인준을 거쳐 총리로 임명되더라도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거야의 동의을 얻어야만 정부조직법을 개정, 윤 당선인이 원하는 부처 조직개편을 할 수 있고, 새로 내정한 각료들은 임명하려고 해도 야당이 벼르기 일쑤인 국회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윤 당선인이 대통령이 되고 난 직후 여러 가지 공약사항들을 실천하려면 야당이 도와주지 않으면 힘들다. 그런데 지금 국회는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다. 이들이 사사건건 힘을 앞세울 경우 윤 당선인은 최악의 경우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윤석열 당선인, 정권교체 여론 속에서 문재인 때리기에만 열중했을 뿐 독자적인 국정운영 비전이나 슬로건 없어

또 야당이 생각하는 것을 새 정부에서도 강요하려고 하면 또 충분히 밀어붙일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다. 그래서 윤 당선인으로서는 일단 초기에 너무 야당과 갈등을 유발하기보다는 서로 순탄하게 가야 하고, 협치가 없이는 원만한 국정운영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 현재 취임 전 윤 당선인의 지지도가 다른 전임자들과 비교해서 낮다는 점은 특히 주목된다. 윤 당선인의 직무수행 전망에 대해서 국민에 물어본 결과 ‘잘할 것이다’라는 응답이 55%로 절반을 넘었지만 역대 대통령 당선인과 비교를 하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금 윤 당선인이 이렇게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이유는 국민들이 보기에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초기부터 집무실 이전 관련 논란이 있었고, 그 이후에 또 문재인 청와대하고 여러차례 갈등이 불거졌다.

그런 측면에서 윤 당선인이 과연 국정을 안정적으로 과연 끌고 갈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국민들이 갖는 느낌이다. 인수위 차원에서도 현재까지 국정운영 방향에 관한 확실한 액션플랜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윤 당선인 스스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것은 정권교체 여론 속에서 문재인 때리기에만 열중했을 뿐 독자적인 국정운영 비전이나 슬로건이 없었다. 국민적 희망이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정치적 메시지 또는 정책적 어젠다도 크게 제시하지 못했다,

정치적 메시지 발표를 통한 국면전환의 명수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정책적 의제설정에 탁월한 김대중 전 대통령 같았으면 위기감을 느끼고 뭔가 정치적인 액션을 취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윤 당선인은 여기서 미국 대통령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를 받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설득의 리더십’을 구현한 지도자였다. 레이건은 집권 8년 중 6년이 여소야대였다. 그는 공식적인 집무 시간의 70%를 야당 의원들을 만나 설득하고 협조를 구했다.

또 레이건은 자기와 견해가 다른 민주당 정치인이나 진보적 언론을 결코 적대시하지 않았다. 그는 해박한 역사 지식과 유머로 가득한 말과 글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서 국정을 끌고 나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기간 한 달에 평균 1.7회씩 국민 또는 언론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두 대통령은 통치 환경은 최악이었지만 특유의 소통 리더십 덕분에 취임 직후보다 퇴임 직전 지지도가 더 높았다.

재직 당시에는 높은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도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트루먼처럼 겸허하고, 레이건처럼 설득을 잘하는 대통령 필요...윤 당선자, 주도할 ‘핵심 과제’들 차례로 선정해야

미주리의 시골 출신으로 대학도 나오지 못한 트루먼은 훌륭한 인물들을 각료로 발탁해서 그들과 함께 국정을 이끌어갔다. 딘 애치슨, 조지 마셜, 애버럴 해리먼 등 학식과 경험이 출중한 인물들을 중용해서 냉전 체제로 급변하는 당시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했다.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파리에서 어려운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귀국하자 트루먼 대통령은 공항으로 애치슨 장관을 마중 나가기도 했다. 일본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 한국전쟁 참전, 맥아더 파면 등 역사를 바꾼 중요한 결정을 많이 내린 트루먼은 겸허하지만 용기 있는 지도자였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트루먼처럼 겸허하고, 레이건처럼 설득을 잘하는 대통령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윤 당선인은 오랫동안 정치를 해온 이른바 ‘정치 9단’이 아니다. 정치적 경험이 없다 보니까 뭔가 대 국민 메시지가 된다는 맥을 잘 모른다. 좋게 말하면 순진하고, 나쁘게 얘기하면 위기 돌파 능력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윤 당선인도 레이건처럼 먼저 자신이 주도할 핵심 과제들을 차례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공정사회의 구현, 안보 강화, 부정부패 척결, 사회적 약자 보호, 노동의 유연성 확보 등을 최고의 과제로 순차적으로 선정했으면 싶다.

레이건은 선거운동팀과 정권인수팀에서 일한 사람들을 정부에 임명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것은 선거와 통치는 다르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다. 윤 당선자가 논공행상을 앞두고 깊이 참고해 볼 만한 사항이다.

윤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국민통합을 강조했고, 당선 후에도 그러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약속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균형을 말했고, 고 노무현 전대통령도 이를 계승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나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 같은 것이다.

현재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생적 문제의식을 계승했지만, 상인적 현실감각 계승을 못했거나 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그 결과 5년 만에 정권을 내주는 굴욕을 맞았다는 것이다.

모든 정권은 공과가 있는 법이다. 문 정권도 몇가지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다만 현 정권의 실패 원인과 국민들의 정권교체 주장 배경에 586세대 민주화 운동세력들의 집권 이후 귀족화와 함께 바로 이 상인적 현실감각의 결핍이 자리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역사는 거울이다. 윤 당선인은 레이건과 김대중 같은 국내외 성공한 대통령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가보기를 바란다. 그래서 설득하고 협치하는 리더십을 통해서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는 ‘국민 우선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도 이제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통합과 번영을 향한 새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필자 소개

정 종 석 (elton2023@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발행인/대표이사(언론학박사)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이사장

전 세종대/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전 동아TV 대표이사 사장

전 서울신문 베이징특파원/경제과학부장/정치부장/편집부국장/광고마케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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