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2%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2월(2.75%) 이후 20개월 만이다.
한은은 금통위 직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자료를 통해 "국내 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함에 따라 성장세가 미약했다"며 "향후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장기화와 글로벌 경제의 부진 지속 등으로 마이너스 GDP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은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4월 3.5%, 7월 3%로 수정했던 경제전망치를 다시 2.4%로 낮췄다.
김중수 총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0%보다 0.6%포인트 낮은 2.4%에 머물고, 내년 성장률도 3.8%보다 0.6%포인트 낮은 3.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7월보다 크게 악화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예상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2.7%), 국회 예산정책처(2.5%), 현대경제연구원(2.5%), 한국경제연구원(2.6%)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IB) 10개사의 평균 2.6%보다 낮고, 기획재정부의 예상치인 3.3%를 0.9%포인트나 밑돈다.
한은이 성장률과 금리를 낮춘 배경에는 내수보다 수출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부진이 심상치 않다는 진단도 포함됐다. 상기 '통화정책방향' 은 "유럽지역 재정위기의 실물경제 파급 및 미국의 급격한 재정긴축 현실화 가능성 등으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크다"고 적시해, 지난달과 비교해 변화된 것이 없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한편 한은은 이번 금리 인하를 통해 900조원을 웃도는 가계부채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현재 저축률이 상당히 낮은 상황이라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도 매우 작다"며 "금리를 낮추면 비용이 줄어 경제활동에 도움이 되고, 개인은 소득이 늘어 갚을 여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