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6) 과도한 기업 상속세, 법인세율 인하하라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6) 과도한 기업 상속세, 법인세율 인하하라
  • 나병문
  • 승인 2022.07.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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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50일이 지났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나병문 칼럼]작년에 매스컴을 도배했던 기사 하나를 소환한다. “2021년 4월 30일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보유 주식을 포함한 재산 상속 안(案)이 확정 발표됐다. 상속세만 12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삼성 오너들은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납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너무 높은 상속세율

앞서 삼성의 예를 들었지만, 과도한 상속세율은 특정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어느 기업이든 때가 되면 경영권 승계를 시도하기 마련이다. 이때 상속세가 걸림돌이 된다. 때문에 상속을 포기하고 기업을 처분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그리되면, 기업의 계속성을 해치고 경영 의욕을 꺾는 결과를 초래한다. 오너의 입장에서는, 평생을 피땀 흘려 키운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못한다면 억울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속세, 증여세율이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7월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직계비속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60%로 OECD 최고 수준이다. 공제 후 실제 부담하는 상속 세액도 분석 대상인 54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이 40%이고, 독일이 30%라는 점만 보아도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이 얼마나 가혹한지 알 수 있다. 13개국은 상속세가 아예 없었다. 이런 분석을 접하면서, 대부분의 나라들이 왜 우리와 다른 길을 가는지에 대해서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만 올라가는 법인세율

경제발전에 따라 국가 경제 전체에서 법인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에 따라 전체 재정 수입 중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율도 상당하다. 이처럼 법인세는 국가 재정의 주요한 수입원이며, 오늘날 자본주의 국가의 조세 중 가장 중요한 세목(稅目)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따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것은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돈을 벌었으면 합당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문제는 세율이다. 그동안 정부가 손쉬운 세수 확보를 위하여 만만한 기업들을 닦달한 측면은 없었는지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로 인해 기업 활동이 위축되었다면 지금이라도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2014년 22%에서 2018년에 25%로 3% 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이 35%에서 21%로 14% 포인트나 대폭 인하한 것과는 비교가 된다. 물론 프랑스(33.3%)나 호주(30%)처럼 높은 법인세율을 유지하는 국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세율보다 추세가 더 중요하다. OECD 주요 국가들의 평균 법인세율이 해당 기간 중에 22.6%에서 21.5%으로 내렸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한국의 법인세율 인상은 분명 이례적이다.

경총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 25%는 OECD 38국 중 여덟째로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경제단체와 기업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법인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반도체나 배터리 같은 미래 산업이나 R&D 등에 대한 특별 세액공제, 감세 조치 등에 관해서도 새 정부의 결단을 고대하고 있다.

세제 개혁 입법 서둘러야

최고 수준의 자국 기업을 얼마나 보유하느냐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대만을 보라. 중국의 전방위적 위협에 상시 노출되어 있는 작은 섬나라지만, 그들이 이만큼이라도 버티는 데에는 TSMC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그 기업이 반도체 생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 총수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네덜란드에 뻔질나게 드나들며 공을 들이는 이유도 ASML 때문이 아니겠는가?

국내 사정은 어떤가? 다행스럽게, 우리에게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몇몇 기업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성장을 보여줬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특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과 생산력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한데도 그 기업들이 그동안 합당한 대우나 지원을 받았는지는 회의적이다.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더욱 강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정부가 기업을 도와주는 방법 중 가장 눈에 띄는 조치가 세제 지원이다. 가혹한 세율을 낮추어 현실화하는 것이다. 적어도 경쟁 대상인 선진국들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세율이 조정될 필요가 있다. 어느 특정 기업이나 업종을 골라 명백한 특혜를 주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력투구할 때 세금 문제로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새 정부는 기업 활동을 억제하는 각종 규제를 타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중에서도, 눈앞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기업의 투자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세제개혁 입법이 시급하다. 물론 시행 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좌고우면하다가는 결정적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새 정부의 결단으로 기업들이 세금폭탄에서 벗어나 경영활동에 한층 매진한다면, 그들이 입은 혜택보다 훨씬 크게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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