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방침상 교환 불가, 경찰수사 의뢰”…시민단체 “빈 상자 배송 사태 반복, 배상 시급”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최근 쿠팡에서 주문한 삼성전자 신제품 'Z플립4'이 빈 택배 박스만 배송되는 사례가 잇따르며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구매자는 "영화 갱단 이야기 같다"며 황당해했다. 쿠팡은 이 사건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을 사전 예약해 주문한 이용자들이 24일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140만원이 넘는 Z플립4를 사전예약 받은 뒤 로켓배송을 받았지만, 박스 안에는 아예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거나, 비닐만 잔뜩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일부 이용자에서는 빈 박스를 받고 포장 상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중으로 테이핑 한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제품 재발송을 요청했지만 쿠팡 측은 내부 규정상 교환은 불가하고 환불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 소비자 A씨는 “빈 박스로 와서 어이가 없다”며 “환불처리 해줄테니 다시 구매하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썼다.
같은 일을 경험한 또 다른 소비자는 “검색해보니 오래 전부터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것 같은데 개선을 안 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4'와 '갤럭시 Z 플립4' 및 새 웨어러블 디바이스 '갤럭시 워치5 프로', '갤럭시 워치5', '갤럭시 버즈2 프로' 사전 판매를 진행했다.
문제가 된 'Z플립4'의 경우 사전 구매 시 13%의 할인 혜택과 22개월 카드 무이자 할부, 각종 사은품 등을 제공했다.
쿠팡 측은 "일반적으로 물류 센터에서 상품이 출고될 때에는 검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빈 박스가 나갈 수 없는 구조"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파악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피해를 입은 고객에 대해서는 빠르게 환불을 포함한 피해 보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쿠팡의 귀책사유가 명확함에도 오히려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있다. 한 소비자는 "사전예약 혜택을 받으려고 해당 기간에 맞춰 주문한 것인데 쿠팡 측에서는 환불조치밖에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환불을 받더라도 지금 다시 주문하면 혜택을 못 받아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쿠팡은 반복되는 빈 상자 배송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며 "Z플립4를 주문한 소비자들에게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쿠팡의 매출액은 22조원을 돌파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영향력이 커진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