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긴축적 통화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물가안정 기조를 공고히 하고 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추는 것은 여전히 한국은행의 우선과제"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과 한국경제학회(KEA)가 개최한 공동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통해 "최근 들어서는 인플레이션과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안정 기조를 공고히 하고 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추는 것은 여전히 한국은행의 우선과제"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 총재의 발언은 한국은행이 통화긴축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7.9%)를 밑돌자 금융권에선 연준이 다음달부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총재는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랐기 때문에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서 느끼는 경제적 압박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안정 유지, 특히 비은행부문에서의 금융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은행 예금금리가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비은행 부문에서 은행 부문으로 자금이동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이에 고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기조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이러한 자금흐름을 비은행 부문으로 어떻게 환류시킬 것인가는 한국은행이 당면한 또 하나의 정책적 이슈라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는 전체 수입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에너지 소비에 있어서 수입에의 의존도가 높다"며 "금년 1월 3.6%에서 7월 6.3%로 상승한 인플레이션의 절반 정도가 에너지가격 급증에 기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총재는 "경제적·지정학적 분절화의 위험이 가장 큰 관심사"라며 "경제·정치적 차원에서의 글로벌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 국제적 리더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공조와 협력적 경쟁 관계를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팬데믹 이후 한국경제의 도전과제: 성장과 안정'이라는 주제로 개최됐으며 3개 세션에서 논문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