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최고 금리가 8% 돌파를 앞두고 있다. 치솟은 주담대 금리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국민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11월 생명보험사들의 분할상환 변동금리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8%에 육박했다. 가장 높은 곳은 교보생명이었다. 교보생명의 '교보e아파트론' 상품 최고 금리는 7.68%로 가장 높아 8%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교보생명에 7.68% 상품으로 1억원을 빌릴 경우 1년에 이자만 768만원 이상 납부해야 한다. 월별로 환산하면 64만원을 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분할상환 변동금리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4~5%대였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연간 기준으로 268만~369만원 부담액이 늘어난 것이다.
이어 ABL생명과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푸본현대생명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6% 중후반대로 나타났다. 이 기간 최고 금리가 6% 이하인 곳은 흥국생명(5.92%)과 NH농협생명(5.59%)이다.
보험사 주담대 금리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주로 국고채 3년물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연동한다. 기준금리 인상분이 즉시 주담대 금리에 반영되지는 않지다. 그러나 기준금리 변화가 선반영하는 시장금리의 특성상 향후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건 불가피하다.
채권금리는 3% 중반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코픽스는 4%대에 달하며 공시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10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전월과 비교해 0.58%포인트 올랐다.
대출 차주들은 선택할 방안이 없어 한숨만 나오게 됐다. 보험사가 은행권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있어 10%가량 더 유리했지만, 은행권의 금리 상단과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최근 은행채 1년물 기준 6.764~8.064%로 금리 상단이 8%를 돌파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은행 주담대 금리가 8%를 넘어섰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연 5.28~7.80%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차주들은 보험사에서 은행보다 몇천만원 더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주담대 1억원을 빌릴 경우 1년에 이자만 800만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수도권에서 최소 2억~3억원 이상의 주담대를 빌려야 한다고 보면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8%대를 앞두면서 '영끌족'과 집 없는 서민으로 불리는 '전세 난민',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청년층 등의 빚 부담이 특히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은행권이 8%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보험사도 조만간 넘길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까지 금리 인상기가 이어지면서 상당한 이자로 젊은 영끌족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