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달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이 27조 넘게 늘었다. 또한 은행권 가계대출은 감소했지만 기업대출은 통계 이래 최대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58조6000억원으로 10월 말보다 6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정기예금이 27조7000억원 급증했다.
반면 수시입출식예금에서는 19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정기예금 등 저축성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가계 자금을 중심으로 유출됐다.
수신이 아닌 여신(대출) 상황을 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7조 8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 원 줄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작년 12월 이후 줄곧 감소하다가 4∼6월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후 7월(-3000억 원), 8월(3000억 원)까지 늘고 줄기를 반복하다 9월(-1조 3000억 원), 10월(-7000억 원), 11월(-1조 원) 3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95조 8000억 원)은 한 달 사이 1조 원 늘었다. 집단대출과 개별 주담대 취급분이 늘었으나, 전세자금대출이 1조 원 줄어들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60조 7000억 원)은 2조 원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12개월째 내리막이다.
반면 은행의 기업 대출은 11개월째 늘었다. 은행의 기업 원화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179조 7000억 원으로 한 달 새 10조 5000억 원 불었다. 증가 폭은 11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컸다.
대기업대출이 6조 5000억 원 증가했다. 역시 11월 기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중소기업대출도 개인사업자 대출 3000억 원을 포함해 4조 원 늘었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 위축 영향으로 대기업이 은행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