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연 3%대로 주저앉았다.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시중 유동성 흐름도 전환될 전망이다. 주식 등에서 자금을 빼 은행 예금에 넣어두었던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사그라들고, ‘머니무브’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전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유지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사상 처음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도 상승하며 올해 초 5%까지 치솟았지만, 금융당국의 경고 등으로 수신금리는 3%대 초중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의 최고금리(1년 만기)는 연 3.54~3.70%수준이다.
은행별 예금 금리를 보면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 II 3.54%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 3.55%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의 KB스타정기예금 금리 3.60%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 금리 3.70%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예금금리 하락은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AAA·무보증) 1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7일 5.107%에서 지난 3일 3.541%까지 하락했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해 말부터 인하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은행 예금금리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은행에서 주식 등으로 자금이 쏠리는 머니무브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은행 정기예·적금 자금 이탈은 현재 진행형이다. 5대 은행의 수신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870조 581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3862억원 줄었다.
이중 정기예금 잔액은 한달 전보다 6조1866억원 감소한 812조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적금 잔액도 같은 기간 3943억원 줄어든 36조836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증시자금은 한 달 새 7조원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일 기준 51조5218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올라 예금금리가 상승해도 소폭에 그칠 전망"이라며 "정부가 대출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 급등을 막기 위해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린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