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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대는 한국 경제, 재도약 위한 반전 카드 찾아야
비틀대는 한국 경제, 재도약 위한 반전 카드 찾아야
  • 나병문
  • 승인 2023.04.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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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사회'의 지구촌은 하나로 연결...반도체-2차 전지와 K팝, K푸드, K방산 등을 모아 전열 재정비해야

[나병문 칼럼]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정보 기술이 구현되면서 네트워크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시공간을 뛰어넘는 상호작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스컴을 뒤덮었던 화두는 단연 메타버스(metaverse)였다. 한데 지금은 세간의 관심이 온통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이 같은 현상은 우리가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를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초연결 네트워크는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함으로써 우리의 성장 기회와 가치 창출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그것을 활용하여 인류의 도전 기회를 늘릴 수 있으며,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빈부 격차를 해소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초연결 시대에서는 개개인의 의사결정은 물론, 여론 형성이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전과 다른 방식의 대응이 요구된다. 또한 그와 관련된 사생활 보호와 윤리, 규범 정립 등에 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초연결 시대의 지구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어느 한 국가에서 특정 사태가 발생하면 다른 나라에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더 이상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와 아시아가 따로 놀던 시대가 아니라는 말이다. 작금의 사태만 봐도 그렇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가. 사우디의 석유 감산 정책이나 달라진 외교 행보가 당사국만의 문제로 끝날 것이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세계 어디서나 원하는 자료를 받아볼 수 있다. 증시만 놓고 보더라도 고도로 발달한 시스템 덕분에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그러니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작은 사건조차 유심히 들여다봐야 한다. 자칫하면 언제 쪽박을 찰지 모르기 때문이다. 평범한 투자자도 다른 나라들의 주가지수, 기준금리는 물론, 실업률을 비롯한 각종 고용지표까지 신경 써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 선진국 중 최하위 수준

이처럼 지구촌이 하나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경제 현실은 마치 외딴섬 같아 보인다. 최근 발표된 경제 상황은 한마디로 암울하다.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전보다 낮춘 1.5%로 전망했다. 주요국들의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서 더욱 우려스럽다. 그 뿐 만이 아니다. 세계 수출총액 중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2017년에 3.2%이던 것이 작년엔 2.7%로 무려 0.5% 포인트나 감소했다.

IMF는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주요 요인으로 반도체 업황 부진과 내수 둔화를 들었다. 취약한 부동산 PF 대출 상황도 고려했다고 한다. 그들의 지적처럼 우리 경제가 그동안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의 요인이 수출 감소로 이어짐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여파로 그동안 흑자를 유지하던 경상수지까지도 올해 1, 2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얼마 전엔 SNS상에서 몇몇 저축은행이 곧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거라는 헛소문까지 돌았다.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인터넷 환경을 가진 한국에서, 고객들 사이에 나쁜 소식이 돌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인출 바람이 불고 순식간에 은행의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이창용 한은 총재도 "한국은 디지털뱅킹이 고도로 발달한 국가로 예금인출 속도도 빠른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간 우리나라 수출이 호황인 것처럼 보였던 이유는 반도체 착시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우리 경제는 반도체 덕을 톡톡히 보았다. 그러다 보니, 가만히 앉아있어도 그런 기조가 유지될 거라는 착각에 빠져 업체나 정부 할 것 없이 무사안일하게 대응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국제환경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탓이다. 부랴부랴 만회 대책을 세운다고 법석을 떨고는 있지만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면 답 찾을 수 있어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키려면 반도체부터 살려야 한다. 반도체 시장의 수요 감소는 우리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기술 우위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쪽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물론 그것이 쉽지는 않다. 최근 미국이 반도체 보조금에 대하여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고 있는 데다 경쟁사들의 동향도 심상찮다. 이래저래 상황이 꼬이고 있지만 반도체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대표 상품이다.

2차전지도 우리의 전략상품 분야 중 하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2차전지는 반도체와 함께 우리 안보·전략 자산의 핵심"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그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간에 ‘배터리 아저씨’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모 회사의 임원은 “전기차의 심장은 배터리이고 배터리의 심장은 양극재인데, 기술 진입 장벽이 가장 높은 양극재 기술을 ‘K배터리’가 주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싶다.

자동차와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우리에게 강점이 있는 분야다. 최근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이 올해 750만 대 판매에서 2026년 920만 대 판매로 글로벌 1위 업체에 등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희소식도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최근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우리나라의 SMR을 앨버타주 탄소 감축에 활용하기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향후 더 많은 실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 위상이 잠시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선 저력을 가진 국민이 아니던가? 우리에겐 앞에서 열거한 분야 외에 K팝, K푸드, K방산, 등 K로 상징되는 명품 산업들이 있다. 그것들을 모아 전열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면 된다.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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