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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에 몬테네그로 정치권 '발칵'... '정치자금 후원' 자필편지 공개돼
권도형에 몬테네그로 정치권 '발칵'... '정치자금 후원' 자필편지 공개돼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3.06.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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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총리 "'차기 총리 유력 거론' 신생정당 대표에 정치 자금 후원"
11일 총선 앞두고 현지 선거판 요동…스파이치 '지금 유럽' 대표 "자금 수수 의혹은 사실무근"
▲권도형. EPA 연합뉴스
▲권도형. EPA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몬테네그로에서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오는 11일 총선을 앞둔 몬테네그로 정치권이 뒤집혔다.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권 대표에게 편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매체들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바조비치 총리는 권 대표가 자필로 쓴 편지에 '지금 유럽'(Europe Now Movement)당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그에게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이 권도형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스파이치 대표가 권도형과 접촉한 것이 사실이라면 몬테네그로에도 좋지 않다"면서 권 대표와 스파이치 대표의 연관성에 대한 진실을 밝힐 것을 특별검사실에 촉구했다.

'지금 유럽'은 지난해 6월 창당한 신생 정당으로, 오는 11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 10월 지방선거에서 선전한 데 이어 올해 4월 대선에서는 이 정당 소속의 야코브 밀라토비치 전 경제부 장관이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권 대표는 같은 내용의 편지를 아바조비치 총리를 비롯해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장관, 특별검사실에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스파이치 대표가 권 대표와 특별한 관계였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이 스캔들이 몬테네그로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밀로코 스파이치 트위터 캡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밀로코 스파이치 트위터 캡처. 

파문이 확산하자 스파이치 대표는 테라폼랩스 초창기인 2018년 초에 자신과 당시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권 대표에게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몬테네그로 재무장관을 지낸 스파이치 대표는 그동안 가상자산 업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으며 블록체인 산업이 3년 이내에 몬테네그로 경제의 30%를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건 자신이 당국에 정보를 흘려줬기 때문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필리프 아드지치 내무부 장관은 그런 정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스파이치 대표가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권도형을 만났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는 아드지치 장관은 "심지어 가족적인 분위기였다고 한다. 당시는 권도형이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던 상황이었다. 우리는 둘이 베오그라드 어디에서 만났는지 거리명까지 알고 있다"면서 권도형에게서 압수한 노트북에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정치 자금 후원의 증거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십억 달러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가상화폐 세계의 누군가가 몬테네그로의 선거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독일 언론매체에서는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히기 전 머물렀던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고급 아파트가 스파이치 대표 소유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몬테네그로 국가안보위원회는 전날 특별검사실에 권 대표와 몬테네그로 정당 간의 관계를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스파이치 대표는 몬테네그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정부 장학생으로 오사카대에서 계량경제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파리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했고, 싱가포르의 펀드 회사에도 몸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장은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상태에서 거액을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다고 지난 8일 밝혔다.

테라·루나 사태 수사를 이끄는 단 부장은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권 대표가 지난 3월 붙잡힌 이후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소유 가상화폐 지갑에서 2900만달러(약 378억3000만원) 상당을 인출한 것을 파악,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LFG는 테라USD(UST) 코인의 가치를 달러화에 고정하는 '페그'를 유지하기 위해 권 대표가 설립한 조직으로, UST를 떠받치는 안전장치로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를 계속 사들이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단 부장은 LFG에서 사라진 가상화폐와 관련해 "권도형이나 그의 지시를 받은 누군가가 이를 꺼내 시그넘(Sygnum) 은행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단 부장은 현재 시그넘 은행에 남아있는 약 1300만달러(약 169억원) 역시 LFG의 지갑에서부터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해당 자금의 동결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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