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국내 가상자산 예치·운용 서비스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가 잇달아 출금을 중단하면서, 투자자들이 대표 및 임직원에 대한 형사 고소에 나섰다. 이 두 곳은 국내 가상자산 운용사 업계 1·2위로 평가받고 있다.
16일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는 이날 오후 3시30분쯤 서울남부지검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대표와 정상호 델리오 대표 등 7명을 고소했다.
이번 피해 금액을 합산하면 하루인베스트의운용 자산은 5000억원~1조원, 델리오 운용 자산은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투자자 단체는 형사 소송과 자산 보전을 위한 회생 절차를 병행하는 걸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엽 LKB앤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는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는 고객의 가상자산을 예치받아 무위험·고이율로 자산을 불려준다고 기망했다"면서 "예치받은 가상자산을 운용함에 있어 위험한 운용 방법을 묵비했고, 고객이 승낙할 가능성이 없는 위험한 선물·옵션 거래를 위탁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델리오 전 임원의 공익제보를 받았다"며 "공익제보자의 진술을 토대로 델리오가 종전과 같은 영업으로는 존속할 수 없고 고객의 자산을 돌려줄 수도 없는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또한 "델리오 경영진이 고객의 가상자산을 개인지갑으로 옮기는 등 업무상 횡령, 배임이 있다는 진술에 따라 자산보전 필요성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의 예치 및 서비스는 사실상 금융투자상품"이라며 "투자상품에 대해 자본시장법 적용 여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업체 델리오는 지난 14일 오후 일시적인 출금 정지를 조치했다.
델리오는 입출금 중단과 관련해 하루인베스트 입출금 중단으로 인한 변동성 증가와 투자자 혼란 야기를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정상호 델리오 대표는 "하루인베스트에 일부 자금을 투자해 운용했지만 정확한 금액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리오는 현재 직원 보호를 위해 전직원 재택 근무로 전환했고, 고객 상담도 전화를 제외한 챗봇, CS 상담만 진행하고 있다.
다만 델리오 측은 횡령과 배임 등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정상호 대표는 "지금 제기되는 의혹들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횡령, 배임 의혹으로 조사나 연락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