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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횡령' 터졌던 우리은행 또 사고...‘내부통제’는 말 뿐인가
'700억 횡령' 터졌던 우리은행 또 사고...‘내부통제’는 말 뿐인가
  • 홍윤정 기자
  • 승인 2023.07.1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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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서 또 횡령 사고 자체, 자체 내부 조사 통해 적발…회장·행장까지 바뀌었는데 또 횡령 사고…말 뿐인 우리은행 자율 ‘내부통제’..."시스템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체계와 내부망을 구축해야"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지난해 4월 DLF 사태에 금융권이 야단법석인 가운데 금융당국은 내부통제를 문제 삼았다. 금융권은 신속하게 내부통제시스템을 마련했다. 관련 위원회를 만들었고 감사업무와 관련해 유능한 인사들도 영입했다.

이 가운데 DLF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손 회장은 징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금융당국의 조치가 무리했음이 드러난 셈이다.

그런데 우리은행에서 사고가 터졌다. 본사 직원이 500여억 원을 횡령한 사건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내부통제시스템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번 횡령액 500여억 원은 이란에 송금해야할 금액이었으나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 때문에 우리은행이 보관하고 있었던 금액이라고 했다. 이를 오랜 기간 관리한 우리은행 직원이 꺼내 썼다는 게 사건의 대략적 개요다. 상식적으로 이 계좌에 대한 감시가 있어야 했다. 돈이 나가고 들어가는 게 없는지 말이다. 그러나 이런 기본적인 확인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

금융감독원은 재작년 말부터 작년 2월초까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역시나 거창하게 진행했다. 아마도 우리은행 직원들은 이 검사에 협조하느라 몹시 분주했을 것이다. 이렇게 요란하게 검사가 진행됐지만 이번 횡령 사실은 파악하지 못했다. 어쩌면 정신없이 검사 하느라, 또 정신없이 받느라 정작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놓쳤을 지도 모른다.

지난 해 700억원대 내부 직원 횡령 사태가 발생한 우리은행에서 또 관련 사고가 터졌다. 직원이 빼돌린 돈을 모두 회수한 우리은행은 관련 직원을 면직(免職) 처분하고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1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전북 지역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사원급 직원은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초 사이 외화 7만달러(약 9천만원)가량을 횡령했다가 자체 내부 조사를 통해 적발됐다. 해당 직원은 가상자산 투자를 위해 지점 내 영업자금으로 보관 중인 외화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시스템에 이상거래가 포착됐고, 이에 곧바로 조사에 착수해 해당 직원의 횡령 사실을 조기에 파악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이른 시기에 적발해 횡령한 금액의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었으며 나머지도 모두 변제받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횡령 금액의 규모를 떠나, 사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 횡령 사고의 시점이다. 올해 5월이면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지 불과 1개월여 지난 시점이고, 그룹내 조직 기강이 최고 엄중할 시점이다. 또한 우리은행도 차기 행장 선임을 앞두고 조직의 긴장감이 어느때보다 높을 때 아닌가.

특히 전임 회장과 행장이 교체된 이유중 하나가 내부통제 실패의 책임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횡령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7월,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700억원 횡령사고’에 대해 2개월간의 현장검사 결과를 최종 발표하면서 “개인의 일탈이 주된 원인이지만 대형 시중은행의 본부부서에서 8년이라는 오랜 기간에 걸쳐 7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횡령이 발생한 것은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우리은행을 비판한 바 있다.

그런데도 또 다시 내부 직원에 의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단순히 ‘내부통제’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기강의 수준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해이해졌다는 질타를 받기에 충분하다.

우리은행측은 직원 ‘개인의 일탈’ 이라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고객과 시민들은 우리은행의 신용을 보면서 믿고 거래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횡령 사건으로 임종룡 회장이나 조병규 은행장의 취임 각오가 무색해졌다.

올해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IT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IT의 도움으로 내부통제의 누수를 막을 수 있겠지만 결국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 것이다.

이번 사건은 조직 내 문제가 아닌 직원 개인의 일탈이나 비위로 볼 수 있지만 우리은행에서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횡령 사태가 있었던 만큼 내부 통제 시스템이 더 엄격히 가동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는 내부 직원이 비밀번호와 직인까지 도용해 무단으로 결재 및 출금하는 방식으로 무려 700억원 가량을 빼돌렸다가 적발된 사실에 대해 우리은행 경영진들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리 다른 마음을 먹더라도 시스템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체계와 내부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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