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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상반기에만 부실채권 2.2조 털어내...하반기가 더 걱정
5대 은행, 상반기에만 부실채권 2.2조 털어내...하반기가 더 걱정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3.07.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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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매각 규모 작년 상반기의 2.2배…"중소기업 이어 개인사업자, 가계도 연체 늘어"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올들어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의 건전성 지표가 눈에 띄게 나빠지자 5대 은행이 상반기에만 상각 및 매각한 부실채권 규모가 이미 작년 전체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상반기 모두 2조2130억원어치 부실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했다.

올해 상반기 상·매각 규모는 작년 상반기(9907억원)의 2.23배에 달하며 지난해 연간 규모(2조2713억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2분기에는 6월의 1조2646억을 포함해 지난해 2분기(5709억원) 대비 2.38배인 1조3560억원어치 부실채권이 대거 상·매각됐다. 이는 1분기(8570억원)보다 58%나 급증한 규모다.

한 은행의 2분기 상·매각액(3619억원)은 2019년 4분기 이후 최대였고, 특히 매각(1985억원)은 시계열 자료가 존재하는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다른 은행의 2분기 상·매각 규모(2703억원)도 2019년 2분기(2771억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5대은행의 부실채권 처리는 올해 들어 건전성 지표가 갈수록 나빠지자 은행들이 공격적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은행이 부실 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하면, 해당 채권은 일단 대차대조표상 보유 '자산'에서 제외돼 자산은 줄어도 부실 채권 규모가 감소하면서 연체율이나 NPL 비율 등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난달 대규모 부실 채권 상·매각의 영향으로 5대 은행의 연체율과 NPL 비율 등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6월 말 기준 단순 평균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29%(가계대출 0.25%·기업대출 0.32%)로, 한 달 전 5월 말의 0.33%(0.29%·0.37%)보다 0.04%포인트(p) 낮아졌다.

NPL 비율도 한 달 사이 평균 0.30%에서 0.25%로 0.05%p 하락했다. 다만 새로운 부실 채권 증감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은 0.09%에서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말 5대 은행 평균 연체율, 신규 연체율, NPL 비율이 각 0.17%, 0.04%, 0.22%로 올해 같은 시점보다 각 0.12%p, 0.05%p, 0.03%p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며 여전히 건전성 지표가 크게 나빠진 상황이다.

더구나 이 같은 건전성 지표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진 장기화 탓에 취약·한계 기업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데다 향후 코로나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연체율은 더 빠르게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중소법인 연체율이 늘기 시작하다가, 현재는 개인사업자와 가계의 연체도 함께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연체가 특정 업체나 업종에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서울 외 주택 가격 회복 지연, 역전세 현상 등 부동산 침체 지속도 연체 증가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이 은행들의 부실채권 처리 급증은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려 수익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손익계산서상에서는 부실 채권 매각이 경우에 따라 이익 또는 손실로 잡힐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실채권이 많을수록 이익에서 떼어 충당금을 그만큼 많이 쌓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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