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은 국내 뷰티시장 90% 이상 점유. 중소납품업체들은 올리브영 눈치 보는 구조를 이용했다 주장
쿠팡은 CJ제일제당과도 납품단가 문제로 작년말부터 전면전중. 같은 CJ계열사인 올리브영까지 끌어들인셈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쿠팡이 24일 헬스앤뷰티(H&B) 국내 1위 업체인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연합인포맥스가 보도했다.
연합인포맥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신고는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을 방해하기 위해, CJ올리브영이 중소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쿠팡 납품과 거래를 막는 일종의 '갑질'을 수년간 지속해왔다는 것이 골자다.
쿠팡 측은 "CJ올리브영에서 취급하는 상품 80%는 국내 중소 납품업체에서 수급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쿠팡과의 거래를 방해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많은 납품업체가 CJ올리브영의 압박에 못 이겨 쿠팡과 거래를 포기했다"라며 "이에 쿠팡은 납품업자로부터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되어 신고를 결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 CJ올리브영이 뷰티 시장에서 온라인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과정과 쿠팡의 핵심 브랜드인 '로켓배송'과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비교한 '오늘드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납품업체 및 소비자들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점 등을 부당성 성립 사례로 제시했다.
CJ올리브영이 쿠팡이 뷰티 시장에 진출한 시점부터 직접적인 경쟁사업자로 인식하고, 지속해 방해행위를 해 온 것이 명백하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올리브영은 국내 H&B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올리브영이 취급하는 전체 상품의 80%는 중소 납품업체들로, 최대 납품처인 올리브영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쿠팡 측은 밝혔다.
올리브영은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이 운영하던 '롭스' 등 H&B 경쟁업체에 대한 납품을 방해한 혐의로도 최근까지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다. 공정위는 올해 하반기 심의에서 올리브영의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랄라블라는 올리브영의 독주에 밀려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H&B 시장에서 철수했다. 롭스도 100여개에 이르던 가두점을 모두 정리하고 현재는 롯데마트 내에 '숍인숍' 형태의 12개 매장만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쿠팡은 CJ그룹 최대 주력사인 CJ제일제당과 작년 11월부터 납품단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며 직매입을 중단했다. CJ제일제당도 쿠팡에서 전면 철수, 독자적으로 자사 제품 판매망을 운영하고 있다.
쿠팡과 제일제당 양사는 최근까지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 11번가 등 유통업체와 '반(反)쿠팡전선'도 구축 중이다. 쿠팡은 올리브영이 계열사인 제일제당과 공조해 쿠팡을 압박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번 반격카드를 쓴 것으로 보인다.